3월 초 수업에 복귀한 한 의대생은 최근 갑자기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어떻게 생겼나 보러 왔다” “배신하는 X” 같은 댓글 수십 개가 달려 극도의 두려움을 느꼈다. 이 학생은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자신의 신상이 유포됐다며 교육부에 신고했다. 앞서 서울대와 인제대의 복귀 의대생들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며 신고했다. 의료계 커뮤니티에 복귀 의대생의 신상이 유포되고, 해당 의대생의 소셜미디어에 집단으로 몰려가 공격하는 일이 지금도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31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의대들이 1학기 등록을 마감하는 기간에도 “등록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예컨대 고려대 의대 학생 단체가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등록금을 미납했다는 실명 인증을 올리라’고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 학생들은 “‘인증 릴레이’로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교육부에 신고했다. 교육부는 해당 사안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후 다른 대학에서도 “미등록 인증‘을 권한다”는 신고가 여럿 들어왔다고 한다.

의대생들 상당수가 복귀를 선택한 가운데 이제 이들을 ‘나쁜 동료·선배들’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대학과 교육부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복귀했다는 이유로 의대생 커뮤니티에 신상이 공개되고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학생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대 교육을 정상화하려면 이런 두려움을 없애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당수 대학은 이번 복귀 의대생들의 신상 노출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앞으로 1~2주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일부 대학은 학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출석도 안 부를 예정이다.

교육부는 앞으로 복귀 의대생을 괴롭히는 사안에 대해선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교육부는 의대 수업 방해와 관련해 16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을 통해 학생들에게 신고 센터 이용 방법을 다시 안내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