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3058명)으로 돌리는 조정안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가운데, 수험생·학부모 10명 중 8명이 이로 인해 입시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수험생·학부모들은 설문에 응하며 “빨리 결정을 내려야 입시 전략을 짤 수 있다”고 호소했다.
종로학원은 9일 ‘의대 모집 정원 관련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고교생·N수생·학부모 54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77.7%가 ‘의대 정원 미확정으로 입시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최상위권 수험생이 몰리는 의대 모집 규모에 따라 다른 전공까지 도미노처럼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실제 수험생·학부모의 94.8%가 ‘의대 모집 정원 조정 변수가 합격선, 경쟁률 등 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의대 학장 등의 요구를 수용해 내년도 모집 인원 증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다만 수업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율을 따져보고 결정할 예정이라, 여태껏 확정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각 대학은 이달 30일까지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반영한 대입 시행 계획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30일 이전에는 정부가 반드시 정해야 한단 뜻이다.
수험생·학부모들은 설문을 제출하며 “축소든 확대든 중요하지 않고 혼란스럽지 않게 빨리 결정해 발표하라” “너무이랬다 저랬다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등 정부의 빠른 결정을 촉구하는 의견 글을 쏟아냈다.
한편 수험생·학부모들은 의대 모집 인원 감소에 따라 진학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8.7%는 ‘의대 모집인원이 축소될 경우 입시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답했다.
77.7%는 ‘의대 모집인원 확대 또는 축소가 향후 의대 지원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된다’고 답했다. 의대 모집정원 조정 변수가 합격선, 경쟁률 등 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답한 비율도 94.8%에 달했다.
이에 의대 모집정원 축소에 반대하는 비율이 53.5%로 더 높게 나타났다. 찬성은 27.1%에 불과했다. 의대 모집정원이 애초 발표대로 5000명대로 확대돼야 한다는 53.4%였다.
적절한 의대 모집정원 규모에 대해서는 5000명대가 34.4%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00명대 29.1%, 4000명대 28.7% 등으로 나타났다. 현재보다 축소된 2000명대는 7.7%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모집정원 미확정, 정책 변화들로 상당한 입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정책적 혼선에 따른 피해는 수험생들이 지고 있다는 의식이 강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