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고도영재’ 발굴에 적극 나선다. 재능과 잠재력이 현저히 뛰어나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상위 0.01% 학생인 고도영재를 공교육에서 직접 발굴해,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10일 서울시교육청은 “고도영재 자가진단 검사지와 고도영재 선발 매뉴얼을 전국에서 최초로 개발했다”며 “올해 시작하는 고도영재 키움 프로젝트 시범 운영에 이를 적용해 수정,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교육부가 지정한 영재교육 선도 교육청으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유일하다. 고도영재 자가진단 검사지와 선발 매뉴얼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진행한 영재교육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 방안에 대한 정책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교육청의 고도영재 선발은 크게 3단계를 거친다. 먼저 자녀가 상위 0.01%에 해당한다고 생각돼 고도영재 키움 프로젝트에 지원하면, 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도영재 자가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외부 교사 및 전문가 추천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 받는다.
이때 자가진단 검사는 학생이 고도영재의 특징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지 학생 스스로와 학부모의 생각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학생과 보호자용으로 나눠져 있지만, 문항은 동일하다. ‘학생이 또래보다 얼마나 앞서서 문제를 해결하고 도출하는지’ ‘좋아하는 분야의 과제를 얼마나 집중해서 끈기 있게 풀어내는지’ 등을 물어보는 질문 12개로 구성돼 있다. 일종의 고도영재 체크리스트인 것이다.
이렇게 고도영재 지원자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가 모아지면, 교육청은 심사위원회를 열어 지원자의 고도영재 수준을 일차적으로 판별한다. 이후 마지막 단계로 지원자가 정말 고도영재인지 객곽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학생이 고도영재에 해당하는 분야의 문제를 주고 창의적으로 풀어내는 능력 등을 살펴본다.
종합적인 평가를 거쳐 지원자가 고도영재로 판단되면, 그때부턴 교육청의 맞춤형 교육 지원이 이뤄진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청이 고도영재 프로그램 교육기관으로 지정한 서울과학고에서 관련 분야 전문가와 1대1 멘토링 등이 진행된다”고 했다. 이외에도 교육청은 고도영재들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위한 정서적 교육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으로 ‘자녀가 고도영재인 것 같은데 지원이 따로 없냐’고 묻는 문의가 들어와도, 해당 학생이 정말 고도영재인지 확인할 방법과 지원책이 마땅치 않았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고도영재 자가진단 검사지와 선발 매뉴얼 등으로 고도영재 시범 사업을 진행하면서 고도영재에 대한 제대로 된 공교육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교육청은 공교육 영재 교육 강화를 위해, 올해 인공지능 기술과 양자 컴퓨팅 등을 가르치는 AI 분야 영재교육원도 신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