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시대인재 학원의 모습./연합뉴스

서울 대치동에 본원을 둔 유명 입시 학원 ‘시대인재’를 운영하는 ‘하이컨시’가 작년에도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입 사교육 시장의 후발 주자 하이컨시가 재작년부터 대대적으로 진행된 ‘사교육 카르텔’ 수사를 겪고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자 업계에선 ‘진격의 시대인재’라는 말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하이컨시의 매출액은 재작년 3312억원에서 작년 3819억원으로 15.3%(507억원) 증가했다. 영업 이익은 260억원에서 355억원으로 36.5%(95억원) 늘었다. 하이컨시 매출액은 2020년 1073억원, 2021년 1839억원, 2022년 2621억원으로 급증했고, 재작년 3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제 40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4년 만에 3.5배로 성장한 것이다.

시대인재는 2014년 문을 열었다. 1990년대 대입 사교육 시장을 주름잡았던 종로학원, 대성학원이나 2000년 설립된 메가스터디에 비해 후발 주자다. 그런데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유명 강사 모시기’와 공격적 인수·합병 전략이 연이어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액 연봉으로 유명 입시 강사와 계약했고, 이 사실이 학생·학부모 사이에서 퍼지며 인기가 치솟았다. 시대인재가 작년 강사료로 쓴 금액은 1559억원으로, 전체 비용(3464억원)의 45%를 차지한다.

입시 업계 관계자는 “다른 학원들의 강사료 지출 비율이 30%인 걸 감안하면 시대인재가 월등히 강사에게 많이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컨시는 또 2020년 에스원교육, 2021년 대찬학원, 새움학원, 2023년 다원교육 등 강남 주요 학원들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올해 1월엔 종로학원이 운영하던 초·중·고 교육기관 ‘하늘교육’을 인수했다.

까다로운 문항으로 구성된 모의고사를 제공하는 이른바 ‘킬러 문항 마케팅’도 시대인재가 다른 학원들과 차별화한 전략으로 꼽힌다. 시대인재는 학원비 외에 문제집 비용이 비싼 학원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경찰 수사에서 시대인재는 현직 고교 교사들에게 수능 대비 초고난도 문항을 사들인 사실이 밝혀졌다. 학생을 모집하며 과장 광고를 한 사실도 적발됐다. 하지만 시대인재는 과징금 약 3억원을 부과받는 데 그쳤고 학원에 학생들은 더 몰려 “정부 수사가 오히려 시대인재를 홍보해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대인재와 달리 다른 사교육 업체들은 매출이 줄거나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메가스터디교육의 고등 사업 부문 매출은 재작년 5833억원에서 작년 5792억원으로 줄었고, 디지털대성의 고등 부문 매출액은 1669억원에서 1746억원으로 4.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