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관에 적발된 마약이 769.3kg으로 1년 전(624.4kg)보다 23% 늘었다고 관세청이 17일 밝혔다. 태국·미국발(發) 마약 밀수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가운데 여행자를 통한 밀반입 규모는 4배가량 급증했다.

세관에 적발된 커피 원두 포장재 속 마약류/관세청
세관에 적발된 커피 원두 포장재 속 마약/관세청

적발된 마약은 2020년 148kg에서 2021년 1272kg으로 급증했다가 2022년 줄어든 뒤 지난해 다시 늘어났다. 관세청은 “2021년 멕시코발 필로폰(402.8kg)과 페루발 코카인(400.4kg)이 대량으로 적발된 일회적 요인을 제외하면 적발 중량은 전반적으로 증가세”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마약 적발 건수는 704건으로 2022년(771건)보다 9% 줄었다.

마약을 들여오는 방식 중에는 국제우편 비율이 가장 컸다. 지난해 327kg(328건)이 적발돼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이어 특송 화물(36%), 여행자(19%) 등의 순이었다. 최근에는 여행자가 밀반입을 시도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세관에 적발된 여행자의 밀반입 마약 중량은 지난해 148.1kg으로 전년(36.2kg)의 4배나 된다. 관세청은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한 뒤 여행자를 통한 마약 밀수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날 관세청이 공개한 지난해 마약 밀반입 사례 중에는 여행자가 마약을 콘돔, 커피 제품 포장재 등에 몰래 숨겨오려다 적발된 일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인천세관에 적발된 콘돔 속 마약./관세청

나라별로는 태국(187.4kg·101건), 미국(151.9kg·213건), 독일(93.7㎏·44건) 등의 순으로 마약 밀수가 많이 이뤄졌다. 특히 독일과 말레이시아(47kg·20건)의 마약 밀수 중량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6.2배, 4.6배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