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수 약 550명인 원료 의약품 기업 에스티팜의 노동조합은 지난해 임금 협상 과정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임금 인상률 결정을 회사에 위임했다. 회사는 임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올해 협상에선 임금을 5.1% 올리고 별도의 격려금을 주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이 회사의 노조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노조) 소속이다. 노조는 2018년 임금 협상에서 ‘주52시간제가 도입됐으니 임금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협상에서 노사는 직급 상관없이 320만원의 연봉을 올려주기로 합의했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은 하위 직급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 것이다. 당시는 경영 상황이 안 좋을 때였다. 회사는 이듬해인 2019년에는 임금을 1.9%를 올렸다. 고용노동부는 “노사 간의 입장 차이를 소통과 협력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통해 비정규직 채용 사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구내식당도 외주를 주지 않고 회사가 직접 운영한다.
고용부가 2021년 노사문화대상 선정 기업을 발표했다. 대립·갈등 구도가 되기 쉬운 노사 관계를 잘 풀어가거나 적정 임금 수준을 보장하거나 근무환경 개선 노력을 한 기업에 주는 상이다. 올해는 에스티팜을 포함해 9곳이 선정됐다.
대통령상은 에스티팜과 섬유회사인 ‘송월’이 받았다. 타월과 우산 등을 만드는 송월은 1949년 세워진 회사다. 26년 동안 노사 무분규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정년을 62세로 늘렸고,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자 노조는 임금 동결에 합의하는 등 고통 분담을 위해 노력했다. 회사는 올해 임금 인상으로 화답했다. 섬유업체 상당수가 인건비 등을 이유로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옮기는 상황에서 송월 역시 베트남에 공장을 추가로 세우기는 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국내 공장 이전은 하지 않고 있다. 고용부 담당자는 “IMF 외환 위기 때도 노사가 함께 전국 대리점을 돌며 ‘회사를 살리자’는 결의대회를 여는 등 노사 화합 문화가 뿌리 깊다”고 했다.
국무총리상은 주식회사 비츠로셀과 유성한가족요양병원, 고용노동부 장관상은 롯데물산, 케이티에스테이트, 가야개발주식회사, 광주광역시도시철도공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받았다. 상을 받은 기업은 향후 3년 동안 정기근로감독이 면제되고 은행 대출 시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