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증가가 3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취업 시장 분위기가 나빠지고 있다. 늘어난 고용보험 가입자 절반 가까이는 외국인이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력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고용보험 가입자는 1515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29만6000명 늘었다. 하지만 증가폭이 3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1년 2월(19만2000명) 이후 34개월 만이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데,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통해 취업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12월 증가한 29만6000명 중 절반 가까운 13만8000명(47%)은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였다. 외국인을 뺀 내국인 증가는 15만8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2월만 해도 증가한 내국인이 53만9000명에 달했는데, 4분의 1로 쪼그라든 셈이다.

외국인 근로자 대다수는 제조업에서 일하고 있다. 제조업의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전년보다 11만9000명 늘었지만, 외국인 효과를 제외하면 오히려 1만1000명이 줄었다. 제조업은 내국인만 놓고 보면 지난 10월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수출 부진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총 11조25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2021년 12조62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2022년 10조9105억원으로 소폭 떨어졌다. 지난해 다시 3468억원(3.1%)이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