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선 현대차에 의존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기형적 수익 구조가 문제라고 보고 있다. GGM은 현대차 같은 자동차 업체에서 일감을 받아 차를 대신 만들어 주는 위탁 생산 회사인데, 일감을 주는 현대차가 이익을 줄이면서 사실상 GGM의 이익을 보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GGM은 현대차 외 다른 업체의 물량은 따내지 못하고 있다.
GGM은 지난해 매출액 1065억원, 영업이익 236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인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22.2%에 달한다. 이는 현대차뿐 아니라 도요타, 테슬라보다도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이익 구조가 가능한 건 GGM 근로자들의 낮은 임금뿐 아니라 현대차와 맺은 계약이 결정적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이득은 줄이고, GGM 이득은 늘리는 구조로 계약이 맺어졌다”고 했다. 2021년 생산을 시작한 신생 업체가 이 같은 영업이익을 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차 안팎에선 GGM과의 계약이 일종의 ‘사회 공헌’이라고 하는 말까지 나온다.
GGM이 생산하는 차량인 캐스퍼가 인기를 지속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GGM은 당초 연 7만대가량 캐스퍼 생산 목표를 세웠는데, 2021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생산량은 총 11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캐스퍼 판매량은 4만5000대로 전년 대비 6.2% 줄었다. 올해부터 전기차를 판매해 판매량이 소폭 반등했지만 전기차 화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이 닥치며 전망이 다소 불투명해졌다.
GGM은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도록 현대차에 추가 차량 배정을 해달라는 요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현대차의 노사 합의 사안으로, 현대차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문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노총이 GGM에서 파업 등을 주도하게 , 현대차 입장에선 GGM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GGM은 이날 기존 캐스퍼의 성능을 개선한 ‘더 뉴 캐스퍼’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헤드램프와 그릴 등 디자인을 바꾸고,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등 안전 사양을 개선한 모델이다. GGM은 이달 유럽 수출을 시작으로 일본, 호주 등에도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