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서점이 일본소설 코너에 왜구소설이라고 명판을 붙여놓았다./페이스북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 서점에서 일본 소설이 있는 서가에 ‘왜구소설’이라는 명판을 붙인 것을 놓고 ‘혐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해당 서점과 이용자 등에 따르면 무라카미 하루키, 요시모토 바나나, 히가시노 게이고 등 일본 작가들이 쓴 소설이 진열된 이 서가는 국외 소설과 청소년문학 사이에 있다. 통상적으로 국내 서점들이 대부분 ‘일본 소설’로 분류해 두는 해당 서가에다 이 서점에서는 왜구 소설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왜구는 ’13∼16세기 우리나라 연안을 무대로 약탈을 일삼던 일본 해적'을 뜻하는 말이다. 현재는 통상 일본을 얕잡아 부를 때 쓰인다.

이를 두고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에서는 ‘지나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네티즌들은 “합성인줄... 내 눈을 의심했다” “일본이 그 정도로 싫으면 점주가 아예 일본서적을 취급하지 마시지” “국제화 시대에 타국을 비하하는 표현은 심각한 인종차별” “일본에서 한국소설을 조센징소설, 엽전소설이라고 부르면 우리는 과연 어떤 기분일지” 등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다.

일본에 대한 혐오감을 일으키는 이런 표현이 해당 서점에 언제부터 왜 쓰인 것인지에 대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서점 주인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서점의 직원은 본지 통화에서 “주인이 없어서 그렇게 이름 붙인 이유 등을 알 수 없다”면서 “최근에 붙인건 아닌 것 같고 몇달 전에도 있었던 것 같다”고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