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감염자 중 80%는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지 않고 나머지 20%가 대부분 감염시키는 구조라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6일 대한감염학회 온라인 추계학술대회에서 “코로나 확진자 80%는 2차 감염을 일으키지 않고 나머지 20%가 대부분의 감염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감염병이 돌 때, 감염자 80%는 감염시키지 않고 보통 20%의 감염자가 대부분을 감염시킨다는 파레토의 법칙이 신종 코로나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해보면 7일까지 확진자 2만7300여 명 중 2만2000여명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지 않았고 5000여 명만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킨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는 감염 재생산지수(R)가 2 정도로 알려져 있다. 확진자 1명이 2명 정도를 감염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는 한명이 두명을 감염시키는 식으로 퍼지는 것이 아니라 100명의 확진자가 있을 경우 80명은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지 않고 20명이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식으로 퍼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홍콩대 펭 우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1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홍콩에서 발생한 코로나 감염자의 약 19%가 지역 감염 80%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 교수 연구진은 지난 1월 말부터 4월까지 홍콩 내 1000여건의 코로나19 감염자를 조사한 결과, 홍콩에 있는 네 곳의 주점에서 연주자들이 106명을 감염시키는 등 수퍼 전파 사례가 다수 있었지만 케이스의 약 70%는 어느 누구에게도 바이러스를 감염시키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대해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0%는 감염력이 없고 20%는 수퍼전파자라는 뜻이 아니라, 80%는 스스로 조심하거나 감염을 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격리 또는 치료를 받아 끝나고, 20%가 감염시키는 환경에 놓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감염자가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쯤부터 시작해 증상이 나타나고 2~3일 후까지, 밀폐된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밀집해 밀접 접촉하는 이른바 ‘3밀’ 환경에 놓였을 때 감염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누구는 감염력이 강하고 누구는 약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파주 스타벅스나 교회, 콜센터 집단 감염이 다 3밀 환경에서 퍼진 사례”라고 덧붙였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체질적으로 수퍼전파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환경에 놓이면 누구나 수퍼전파자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국내 메르스(MERS) 사태가 일어났을 때 14번 확진자가 무려 60여명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이 확진자가 개인적으로 강한 전파력을 가진 '수퍼전파자(superspreader)인 것이 아니라 전파력이 강한 시기에 ‘3밀’ 조건에 놓여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