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연일 ‘페미니즘 논쟁’을 벌여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번엔 오프라인에서 만나 논박을 벌였다.

진중권(왼쪽) 전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채널A

두 사람은 2일 밤 채널A ‘MZ세대 정치를 말한다’ 토론에 패널로 참석해 20대 남성의 표심을 두고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이 전 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선 참패 원인이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과 2018년 이수역 주점 폭행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주당 일각에서 젠더 갈등을 부추긴 것이 이번 선거에서 20대 남성 등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 전 위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등장한 구호들이 있다. 강남역 사건이라든지 이수역 사건들이라든지 단순한 형사사건에 대해 ‘여자라서 죽었다’ 젠더 프레임을 붙인다”면서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했다고 해서 ‘남자라서 죽었다’고 말하나. 정당이나 정부에서 형사사건에 젠더 프레임을 적용한 게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사소한 예를 들어 ‘정부 페미니즘 정책이 지나쳤다'와 같이 너무나 큰, 일반화된 결론을 내리는 것 같다”면서 “이대남(20대 남성)들은 환호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선동적 어법.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

또 진 전 교수는 “이번 선거에 대해 많은 분석들이 나왔지만 젠더 이슈 때문에 이대남이 국민의힘을 찍었다는 분석을 한 데는 하나도 없고, 내가 아는 한 그런 주장을 하는 유일한 사람은 내가 알기로 이준석”이라면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합의에서 벗어난 말을 하고 있는데, 이준석이 개인적으로 안티 페미니즘 캠페인을 했고 ‘국민의힘이 72% 지지율을 얻은 것이 내 공'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 아니냐”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여론조사 결과) 이대남 10명 중에 1명만 페미니즘 때문에 국민의힘을 찍었다고 답했다”며 “2030 중에 절반은 여성이고 나머지 절반 중에서 10분의 1 정도인데 이 사람들이 나머지 전체를 대변한다고 보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위원은 “2018년 말 리얼미터에서 의뢰했던 여론조사를 보면 20대에서 젠더 갈등이 가장 주요한 갈등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2%”이라면서 “윗세대로 올라가면 경제적, 계급 갈등이 나오고, 더 위로 올라가면 지역, 이념 갈등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아래 세대로 갈수록 이념, 지역 갈등이 오히려 약하다”면서 “(진 전 교수는) 젠더 갈등이 애써 아무것도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젠더갈등을 내가 왜 부인하느냐”라면서 “이번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을 부인하는 것이다. 젠더 갈등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