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논란으로 KBS 2TV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촬영 도중 중도 하차한 배우 지수(본명 김지수)의 소속사를 상대로 3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낸 드라마 제작사가 26일 손해배상을 재차 촉구했다. 반면 지수 측은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자는 입장이다.

배우 지수. /인스타그램

지수는 이 드라마의 주연 배우였지만, 촬영 도중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3월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이후 이 드라마는 지수의 배역을 나인우로 교체해 지난달 20일 종영했다. 드라마 제작사 빅토리 콘텐츠는 지난달 초 지수의 소속사 키이스트를 상대로 3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지난달 20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의 포스터. 배우 나인우(왼쪽에서 세 번째)가 원래 주연 배우였던 지수 하차 후 주연을 맡았다. /빅토리콘텐츠

빅토리콘텐츠는 26일 입장문을 발표해 지수의 소속사에 책임 있는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빅토리콘텐츠는 “서울중앙지법에 키이스트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1차 조정기일이 지난 20일 있었다”며 “키이스트 측에서는 법률대리인만 보냈을 뿐 회사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빅토리콘텐츠는 이어 “조정 기일 직전 제출한 준비서면을 보면 키이스트의 겉과 속이 다른 면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했다. 키이스트가 “지수의 하차는 사실관계의 확인 없이 빅토리콘텐츠와 KBS의 일방적인 통보에 의한 것이므로 계약 위반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빅토리콘텐츠가 지수의 학교폭력 논란을 문제삼아 실제 입은 손해액 이상의 금전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빅토리콘텐츠는 “키이스트가 지수의 학폭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왜곡하며 당사는 물론 재촬영으로 인해 고통을 감수한 배우, 감독, 작가 및 모든 스탭과 학폭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또 “키이스트는 한류 스타 이영애를 주연으로 하는, 제작비 400억의 새 드라마 ‘구경이’ 등의 홍보는 크게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당사의 손해에 대해선 단 한 푼의 손해배상액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빅토리콘텐츠는 이 입장문과 함께, ‘달이 뜨는 강’의 제작진 96명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와 드라마 연출을 맡은 윤상호 PD의 진술서를 배포했다. 윤 PD는 “3월 1일 드라마 5회가 방영된 이후 인터넷에서 지수의 학폭 의혹이 제기된 것을 알게 됐다”며 “당시 드라마는 80%까지 제작이 완료됐던 상황”이라고 했다.

지수가 결국 하차하고 드라마를 다시 촬영하게 된 상황에 대해 윤 PD는 “주연을 교체하기 위한 재촬영 업무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벼랑 끝에 몰린 듯한 느낌이었고 지금까지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악몽을 꾼다”고 했다. 이어 “빅토리콘텐츠가 주장하는 손해액 30억원은 최소한의 손해액으로 이해된다”며 “퀄리티가 하락하는 등 금액으로 주장하기 어려운 손해도 너무나 많다”고 했다.

한편 키이스트 측은 빅토리콘텐츠의 입장문에 대해 “소송 중인 사안에 대해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법원의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월 초 ‘달이 뜨는 강’은 6회까지 방송한 시점에서 남주인공 온달 역을 맡은 지수의 학교폭력 논란이 일었다. 폭로가 이어지자 지수는 일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하차했다. 촬영은 20회 중 18회 이상 마친 상태였다. 제작사는 7회부터 나인우를 긴급하게 투입했고 1~6회도 재촬영에 나섰다.

빅토리콘텐츠는 지난달 2일 재촬영으로 인한 각종 스태프 비용, 장소 및 장비 사용료, 출연료, 미술비 등의 직접 손해를 입었다며 30억원대 손해배상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빅토리콘텐츠는 “키이스트 측과 손해배상에 대한 협의를 성실히 진행하고자 했으나, 키이스트 측의 비협조로 인해 부득이하게 소를 제기하게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키이스트 측은 “빅토리콘텐츠 측에서 제시한 추가 제작비 추정 금액으로 최종 합의를 하기에는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해 상장 회사로서 추후 경영진 배임 등의 법적 회계적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빅토리콘텐츠 측이 주장하는 대로 당사의 비협조적 대응으로 합의가 무산되었다는 것은 사실과 매우 다르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