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온라인에서는 ‘오또케'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범죄 현장에서 남자 경찰이 악전고투하는 가운데, 지켜만 보는 여성 경찰관을 조롱하는 단어다.
이처럼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을 중심으로 ‘여성 경찰 무용론’이 잇달아 제기되는 데 대해 경찰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연구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조선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지난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여성 경찰 혐오 담론 분석 및 대응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활용, 경찰 조직 내 성 평등 정책 수립과 언론 대응 등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구용역비는 3000만원이다.
경찰청은 용역 추진 배경에 대해 “정치적 젠더 이슈 생산, 유통업계 남성혐오 등 젠더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각종 커뮤니티 및 언론보도를 중심으로 여성 경찰 혐오 표현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이어 “국민청원 게시판과 경찰 내부 게시판 등을 통해 여성 경찰관 무용론, 역차별 등의 논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경찰조직의 대응은 미흡한 상황이어서 공식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2023년부터 경찰대학생, 간부후보생 선발 등 일부 채용 분야에 도입되는 남녀 동일 체력검사와 관련해 “조직이 당면할 수 있는 젠더 갈등 요소에 대해 선제적으로 검토하겠다”며 20·30세대 남녀 경찰관을 상대로 초점집단인터뷰(FGI)도 진행될 방침이다.
FGI에선 남녀 동수의 MZ세대(1983~2002년 생) 경찰관들에게 ▲젠더 갈등 및 여성 경찰 혐오 표현 인식 ▲여성 경찰 무용론에 대한 의견 ▲성별에 따른 근무환경, 승진, 인사 등 차이 여부 ▲경찰 조직이 여성 경찰 비난 보도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 등을 물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이번 연구 용역을 통해 여성 경찰 비난에 대한 경찰 공식적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 내부의 젠더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여성 경찰이 경찰조직 내에서 자립적·독립된 주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작년 8월 기준으로 여성 경찰은 전체 경찰 조직원 12만6681명 중 12.7%인 1만6086명이다. 정부는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여성 경찰 비율을 전체의 15%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