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백신에 대한 의심이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시노백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친 인도네시아 의료진들이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한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다.
현지 매체인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스는 싱가포르 정부가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맞은 사람에 대해서는 모임 참석 시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다고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국가 백신접종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은 백신들은 코로나 감염, 특히 현재 확산 중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막는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입증하는데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에서 인정하고 있는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달리 시노백 등 중국산 백신에 대해서는 면역 효과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화이자와 모더나를 두차례 접종한 사람에 대해 콘서트, 결혼식 등 행사에 검사 없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국산 백신의 효과에 대한 의심은 다른 나라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시노백 접종을 완료한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도 보고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시노백 백신의 2차 접종을 완료한 26명의 인도네시아 의사 가운데 적어도 10명이 코로나로 숨져, 당국이 추가 접종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또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의 쿠두스 지역에서도 시노백 2차 접종까지 마친 의료진 수백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네시아 의학협회는 다른 백신의 추가 접종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백신 신뢰도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나라는 중국산 코로나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도 입국시 격리 면제 조치를 적용하고 있어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백신을 접종한 국가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코로나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등 확산세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중요한 공무나 사업상의 목적, 직계가족 방문과 같은 인도적 목적으로 입국하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를 이달 1일부터 확대 시행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접종을 마친 내·외국인은 이날 0시부터 격리 면제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WHO 긴급 승인을 받은 백신을 같은 국가에서 권장 횟수만큼 모두 접종하고 2주가 지나야 한다. 현재 WHO에 등록된 백신에는 화이자, 얀센,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AZ) 외에 국내에서는 접종되지 않는 중국산 시노백, 시노팜도 포함됐다. WHO 사무총장은 여러 차례 친중 행보로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국내에서도 중국산 백신 접종자를 격리 면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측은 이날 조선닷컴에 “WHO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 것뿐”이라며 “격리 면제 정책 재검토는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욱이 중국은 한국에서 백신을 맞고 중국에 입국하는 이들에 대한 3주간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지 않는다. 상호주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 방역 당국은 “격리 면제는 인도적 목적의 방문자에게만 적용해주고 있기 때문에, 상호주의 위배는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 언론 보도는 이와 차이가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한국이 중국산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의무검역을 면제한 첫 번째 국가라면서 “중국산 백신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