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275명(국내발생 1227명, 해외유입 48명)이 집계된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김부겸 국무총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결정에 대해 “주말까지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총리는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전문가들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씀하시지만 저희들로선 고려해야 될 것이 여러 가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부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네 단계로 나눠진다. 4단계는 최고 단계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며, 설명회나 기념식 등의 행사도 금지된다.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게 된다.

김 총리는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 극복에서는 가장 중대한 고비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수도권 확산세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잡아내지 못하면 1년 반 동안 전 국민이 함께 고생해주신 게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상황을 시간단위로 지켜보고 ‘도저히 아니다’라는 전문가 판단이 모아지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할 수밖에 없다”며 “일요일 중대본 회의에서도 논의될 수 있을 것 같지만, 며칠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이 속도로 가면 하루 2000명 돌파도 가능하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도 저희에게 주문하시지만 정부에서는 그것만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경제의 여러 가지 상황도 고려해야 되니까, 국민들이 피로해하고 내수경제가 어렵다는 호소가 많았다”며 “그래서 조금씩 다음 단계로 가보자고 만지작거렸다가 바로 바이러스에 다시 공격받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는 활동량 증가를 꼽았다. 김 총리는 “대학생들의 방학과 유학생 입국 등 젊은이들이 여름철 활동량이 많아진 것 맞는다”며 “책임이 젊은이들한테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사회적 활동량이 많아지니까 바이러스가 그만큼 전파되기 쉬운 환경인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또 감염자가 늘어나는 숫자와 전파 속도가 관건이라며 “사회적인 밀접접촉을 느슨하게 하는 게 당국이 할 수 있는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127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후 역대 최다 수치이며, 이틀 연속 1200명대 확진자 수를 기록한 것도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545명, 경기 388명, 인천 61명 등 수도권이 994명(81.0%)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