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서 돈을 날린 직후엔 왜 시간이 느리게 흐를까요?” “왜 사람들은 손절매(주가 하락을 예상해 손해 보고 파는 것)를 못할까요?”

서울대학교가 초보 주식 투자자를 위한 ‘주식 심리학’ 강좌를 신설한다. 사회적으로 ‘주식 광풍(狂風)’이 불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지식 없이 무작정 뛰어드는 학부생들이 늘자 이례적으로 이런 강의까지 개설한 것이다.

해당 과목은 2학기부터 사회과학대 심리학과 전공 과목으로 신설된다. 사회·인지·학습·지각심리학 등 주요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주식 투자자들의 행동과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다. 해당 과목을 맡은 오성주 교수는 “이젠 대학생들도 스마트폰으로 쉽게 투자할 만큼, 주식이 가장 일반적인 투자가 됐다”며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주식 투자 과정에서의 심리 분석을 통해 ‘이럴 때 불안해지는구나’ ‘이럴 때는 투자하면 안 되는구나’ 등을 학생들이 깨달았으면 한다”고 했다.

수업은 ‘베팅하는 한국사회’ 등 투자 관련 책과 국내외 논문을 읽고, 실제 투자 사례에 대해 토론 등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현직 증권사 임원을 초빙해 ‘언론에 보도되는 주가 폭등, 일확천금 이면에 존재하는 폭락의 현실’ ‘왜 단타(단기 투자)가 위험한지’ 등에 대해서도 듣는다.

대학생을 비롯한 20대들도 최근엔 넷 중 한 명꼴로 주식을 한다. 지난 1월 한국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주식 투자 중”이라고 답한 18~29세의 비율은 27%로, 작년(12%)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증권 업계에서도 주식 투자자를 사로잡기 위해 최근 ‘심리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 투자사는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습관, 심리 분석과 극복 방법을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공개했다. 심리학 교수가 출연해 “나는 왜 손절매 못 할까” “왜 전문가보다 지인 추천을 듣고 투자할까” 등의 투자 심리학을 알려주는 것이다. 한 투자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주식 가격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업계 전반적으로 그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