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 등 e스포츠를 가르치는 과목을 개설했다. 코로나로 수영·축구와 같은 대면(對面) 스포츠 수업이 제한되자 비대면으로도 즐길 수 있는 e스포츠를 ‘정식 과목’으로 격상시킨 셈이다. 일부 지방대에서 e스포츠를 가르치는 경우는 있었지만, 수도권 4년제 대학이 개설한 것은 처음이다.
연세대가 2학기에 신설한 강의명은 ‘e-스포츠’. 체육교육학과가 신설한 교양 과목으로 학생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배우는 종목은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클래시로얄’ ‘피파온라인4’ 등 온라인·모바일 게임 5종이다. 매주 목요일 1시간 40분씩, 총 16주간 이 게임들을 배우고 즐긴다.
강의를 맡은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이태형 강사는 “코로나가 장기화한 상황에서 e스포츠가 비대면 교육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e스포츠가 국제 스포츠 대회 정식 종목으로도 채택된 만큼, 학생들이 게임을 더 잘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수업 목표”라고 했다. 내년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선 e스포츠가 사상 첫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시범 종목이었다.
총 20명이 참여하는 이번 강의는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수업 초반에 ‘e스포츠 개론’을 배우고, 이후엔 학생들끼리 5개 게임을 실제로 진행해보는 식이다. 이씨는 “게임을 줌(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중계하면서 게임의 개요나 룰, 매너 등을 설명하고 학생들끼리 이를 지켜보며 서로 소통하는 방식의 수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게임 성적이 학점에 반영되진 않는다. 대신 합격·불합격만 따진다.
이씨는 “일반인뿐 아니라 스포츠 전문가 중에도 몸을 쓰는 운동만 스포츠로 보고 e스포츠는 인정하지 않는 보수적 시각이 존재한다”며 “e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변화시키기 위해 재밌는 시도를 해보자는 차원에서 마련한 수업”이라고 했다. 이어 “너무 가벼운 수업이 되지 않도록 강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