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가 최근 공개한 청년 공공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에서 자기소개서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내가 얼마나 가난한지 입증하라는 말이냐”는 비판이 나왔으나 동작구 측은 “공동체 생활 적합도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17일 공개된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 입주자 신규모집’ 공고에 따르면 동작구는 일반 공급 대상자에 한해 자소서 평가 비중을 40%로 두고 있다. 자소서는 △자기소개 △신청동기(신청자의 주거취약도) △청년 맞춤형 프로그램 제안(공동체 주택 이해도 및 참여가능성) △갈등 관리 방안 제안(공동주택 갈등에 대한 이해도 및 갈등해결의지) 등 총 4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배점은 10점이다.
이번 모집은 이미 지난달 29일 접수를 시작했으나, 자소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 공유되며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30 청년층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자소서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 “특정 인원을 입주하게 하려는 꼼수 아니냐” “자신이 얼마나 가난한지 서술하면 되냐” “꼰대같은 발상이다” 등의 비판이 나왔고, 큰 배점 탓에 당락이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논란에 동작구 측은 공동체 생활 적합도를 판단하기 위함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한 관계자는 6일 조선닷컴에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사무소가 아닌 커뮤니티 시설이 존재한다. 입주자들이 함께 운영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지는 60%의 정량평가만으로는 분별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자소서를 추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작구 측이 강조한 ‘공동체 적합도’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은 4개 중 3, 4번에 해당하는 ‘청년 맞춤형 프로그램 제안’ ‘갈등 관리 방안 제안’이다. 그러나 배점은 다른 ‘자기소개’ ‘신청동기’ 항목과 똑같은 10점이다. 이같은 지적에 관계자는 “기본적인 내용을 성실하게만 쓴다면 점수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양이 부족하거나 내용이 매우 무성의한 경우를 거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40%의 배점 비율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에는 “실질적으로는 60점 만점인 정량평가에서 판가름이 난다. 때문에 당락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자소서는 정성 평가에 해당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성실한지, 꼭 들어와야 하는 사연이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