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흉기를 든 남성을 두고 현장을 이탈한 여경에 관한 보도에 자료 이미지로 남경을 사용한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성별을 의도적으로 감췄다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MBC 뉴스데스크는 인천시의 한 빌라에서 벌어진 사건을 ‘[단독] 층간소음 갈등으로 흉기 휘두르는데···경찰 현장 이탈?’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찰 2명은 빌라 4층에 거주하는 주민 A씨가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은 3층을 찾아가 소란을 벌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 중 한명은 3층에 거주하는 주민 B씨와 1층에서 이야기를 나눴고, 다른 한명은 B씨의 부인과 딸과 3층에 있었다.
사건은 A씨가 흉기를 들고 3층을 찾아가며 시작됐다. 3층에 있던 경찰은 B씨의 가족을 지키는 대신 1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오히려 놀란 B씨가 3층으로 뛰어 올라가 A씨를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B씨와 가족들은 다쳤다. 경찰 관계자는 1층으로 내려온 경찰이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했다고 MBC에 밝혔다.
해당 보도에 네티즌은 경찰이 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이후 다른 매체의 후속 보도로 현장을 벗어난 경찰의 성별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른바 ‘여경 무용론’이 다시 언급되기 시작했다.
일부 네티즌은 MBC 보도를 겨냥했다. 현장을 이탈한 경찰의 성별을 밝히지 않았고, 경찰 이미지 사진으로 남경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남성 중심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MBC가 의도적으로 ‘여성’ 성별을 숨겼고 대신 남경이 현장을 이탈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남경이 잘못하면 남자 문제로 몰아가지만, 여경이 잘못하면 경찰 전체의 문제가 된다”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반대로 남경이 잘못한 사건에 여경 이미지를 사용했으면 난리 났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의 성별이 중요한 사건이 아니라는 반박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이 사건의 본질은 경찰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MBC는) 별다른 의도 없이 무난한 경찰 이미지를 고른 것”이라며 “괜한 성별 논란”이라는 주장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