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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이혼을 하자던 남편이 사망한 후 10년 전부터 두 집 살림 중이었으며 유산으로는 카드빚 200만원만 받게 된 여성이 억울함을 토로했다. 변호사는 “유류분 반환 소송을 고려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10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2년 전 가게 운영이 어려워졌다며 남편이 위장 이혼을 요구했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의 말을 믿고 협의 이혼을 한 후 남편은 “위장 이혼인 게 들키면 안 된다”며 집을 나갔다. 이후 생활비와 자녀 대학 등록금도 주지 않았다. 그러다 2개월 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A씨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남편은 다른 여성과 혼인신고를 하고 새살림을 차린 상태였다. 심지어 운영하던 가게와 살던 집, 예금까지 전부 같이 사는 여성에게 넘겼고 A씨 자녀가 받을 유산은 갚아야 할 카드대금 200만원 뿐이었다. A씨는 “10년 전부터 그 여자한테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보내주면서 두 집 살림하고 있었더라. 속아서 이혼한 것도 억울한데 대학생인 아이들이 아빠의 카드대금을 갚아야 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백수현 변호사는 “안타깝지만 남편이 다른 여성과 혼인 신고를 한 부분을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위장 이혼이라 하더라도 잠시나마 이혼의 의사가 있었음이 인정돼 법적으로 유효하고, 이혼 후 새로 한 혼인신고 역시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것이다.

또 남편의 부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도 의미는 없다고 했다. 양소영 변호사는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하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걸 다시 A씨 아이들이 상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다만 죽은 남편과 10년간 부정행위를 해온 상대방에 대해서는 위자료 청구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상대 여성이 배우자가 있는 걸 알면서 10년간 남편과 부정행위를 해왔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당연히 위자료 책임이 인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A씨 자녀의 유산 문제는 어떻게 될까. 백 변호사는 “안타깝지만 아버지가 사망한 후 자녀가 3개월 안에 상속 포기를 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카드대금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무만 있다고 하면 상속 포기하는 게 간단하지만, 사연과 같이 생전 재산을 전부 다른 이에게 증여했다고 하면 유류분을 검토할 수 있다”며 “상속을 포기하면 유류분 반환을 요구할 수 없으니 상속 포기 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유류분이란 유족을 위해 남겨두어야 하는 재산의 몫이다. 이보다 적은 금액을 상속받았을 때 부족한 한도에 대해서는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백 변호사는 “예금이 재혼 배우자에게 이체됐다는 것도 증여로 볼 여지가 있고, 망인이 집이나 가게를 전부 재혼 배우자에게 이전했다면 증여로 볼 수 있다”며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했을 때 실익이 없다면 상속 포기를 하고, 아니라면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사연을 접하다 보면 전업주부들 중 남편이 사업하다가 어려워져서 빚이 많다고 하면 그 말을 덜컥 믿고 위장이혼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이혼은 중요한 일인 만큼 배우자의 말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