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복지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공개한 재택치료 일지가 화제다. 류 차관은 재택치료 일지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지난 7일 방역의료체계 개편상황을 발표했는데 사실상 어떻게 운영되는지, 문제점이 없는지 스스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류 차관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국민들이 굉장히 많은 불안을 느끼실텐데 재택치료 일지를 통해서 불안을 완화해드릴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류 차관은 지난 11일 전날(10일) 회의장에 함께 한 일원의 확진 소식을 듣고 가지고 있던 자가검사키트를 통해 양성 반응을 확인하고, PCR 검사에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세종시 복지부 숙소에서 재택치료를 받고 있다.
류 차관은 일반관리군과 집중관리군 중 일반관리군에 속했다. 일반관리군은 50대 이하 기저질환이 없는 이들, 집중관리군은 60대 이상 또는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이 해당한다.
그는 “일반관리군은 언제 어떻게 안내를 받는지, 몸상태가 어떻게 변화 되는지, 처방은 어떻게 받는지 등을 스스로 경험하고 공유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편으로는 정말 내가 정책 대상자가 됐을 때 어떤 불편함이 있을까 고민해보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오늘로 재택치료 6일째를 맞았다는 류 차관은 “첫날은 증상이 없었는데 둘째 날부터 목이 아프고 기침 가래가 생기고 전형적인 목감기 증상을 보였다”며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안정화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50대 후반이라 위험할 수 있지만 지난해 12월에 3차 접종을 마친 상태라 아무래도 위험한 상태를 예방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택치료를 하는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확진자들 사이에서 보건소나 관련 기관 전화연결이 어려워 제대로 된 안내를 받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택치료’가 아니라 ‘재택방치’라는 비판도 나온 상황이다.
이에 대해 류 차관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저 같은 경우는 재택치료 방법이나 어떻게 약 처방을 받는지에 대해서 방법을 알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한두 번 전화해서 연결이 안 되더라도 다음에 다시 한 번 전화했다”며 “한 번에 확진자가 폭증해 전화 연결이 잘 안 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감안했기 때문에 큰 당황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재택치료를 처음 받는 대부분의 국민들께서는 정보가 없다면 상당히 당황하고 혼란스럽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전화 불통으로 확진자들이 재택치료에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차관은 “이틀 전에도 각 시도별로 재택치료 받는 (공무원) 열 분 정도와 비대면으로 회의를 했다”며 “초기행동요령을 받은 분들이 많긴 하지만 여전히 지역에 따라서 안내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황하고 어떻게 할지 모르는 부분들, 아동과 노인이랑 같이 지내면서 재택치료 하시는 분들에 대해선 좀 더 소상하게 안내를 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안내를 드리는 게 중요하겠다(고 판단했다)”며 “중앙사고수습본부 직원들이랑 (전화 불통 문제를) 집중적으로 개선하고자 추진 중”이라고 했다.
복지부 차관이라 재택치료에 혜택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엔 “차관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뭘 받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왜냐하면 저도 의료기관에 몇 번 전화를 했는데 전화가 연결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약 처방 받은 시간이 토요일 오후였다. 아마 그 시간에는 의료기관들이 몇 군데는 문을 열고 문을 닫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리스트를 보고 약 처방 받기 위해서 병원에 전화를 했는데 두 군데 정도가 연락이 안 돼서 다른 쪽에 처방을 받았었다”고 했다.
이날 류 차관은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 간단한 행동 요령도 안내했다. 류 차관은 동거인 뿐 아니라 증상 발생 이틀 전부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5분 이상 대화한 사람, 같이 식사한 사람에게는 확진 사실을 알리고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