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열차에서 장애인권리예산 확보 및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펼치고 있다. /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1일 오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이동권 대책이 미흡하다는 이유다. 전장연의 시위는 지난달 30일 장애인 권리 예산 등에 대한 인수위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잠정 중단한 지 22일만에 다시 시작됐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지난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1대1 토론을 벌인지 8일만이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가 끝내 공식적으로 답변을 주지 않았다”며 “인수위 브리핑은 이전에 20년간 양당 정권이 집권했을 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이야기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5월 2일 인사청문회에서 답해야 한다”며 “만약 추경호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장애인 권리예산에 대한 입장발표를 한다고 약속한다면 그 약속을 믿고 입장발표의 날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만약 그 약속도 하지 않는다면 부득이 답변을 받을 때까지 지속해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매일 경복궁역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매일 삭발투쟁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3호선 승강장에서 장애인권리예산 확보 및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박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하철 3호선을 탔다. 이후 휠체어에서 내려 열차 바닥을 기었다. 다른 활동가들도 ‘오체투지’ 행진에 참여했다. 같은 시각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도 전장연 활동가들이 휠체어에서 내린 뒤 줄지어 열차 바닥에 엎드려 행진했다.

지하철 3호선은 상·하행선 모두 오전 7시 40분쯤부터 운행이 지연됐다. 지하철 2호선도 비슷한 시각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가, 내선순환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오전 “혼잡한 출근 시간대에 지연 발생 시 해당 호선 모든 열차가 지연될 수 있다”며 시위 자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