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티(MT·멤버십 트레이닝)를 갈 땐 선발대와 후발대로 나누어 선발대가 음식을 구매해 이동하는 게 효율적이다” “일일호프란 술집 전체를 하루 동안 빌려 요리, 서빙, 손님 관리를 전부 하며 친구들을 초대하는 행사다.”

서울대 공과대학 학생회는 지난 14일과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엠티 백서’와 ‘일일호프 백서’를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각각 약 30페이지짜리 두 백서엔 일일호프나 엠티가 무엇인지부터 ‘행사준비위원회’ 구성 방식, 행사를 열기 적합한 장소와 시기, 주의사항 등이 적혔다. “일일호프 행사 때 어떤 옷을 맞춰 입을지 ‘드레스 코드’를 설정하면 좋다”는 내용도 있었다. 사례로 작년 중앙대에서 열린 일일호프 때 참여자들이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장인물이 입었던 옷을 맞춰 입은 것도 소개했다.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대학가에서는 학교나 학생회 단위에서 주관하는 축제나 동아리 박람회, 엠티, 일일호프 등 과 단위, 동아리 단위의 크고 작은 행사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행사를 주관해야 할 대학 2~3학년(보통 20~21학번)이 이른바 ‘코로나 학번’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코로나 시국 때 입학해 단체 행사를 경험해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최근 각 대학에서 코로나 사태 전 입학한 고학번이나 학생회가 각종 행사 참고서를 제작해 나눠주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한양대 학생홍보대사 ‘사랑한대’는 이달 초부터 20~22학번 중 신청자들에게 학교 전통을 알려주는 투어를 진행한다. 홍보대사 고은빈씨는 “경영대학 건물 앞 ‘행원파크’에서 선배들과 점심시간에 자장면을 같이 먹는 걸 ‘행짜’라고 하는데, 경영대학 앞을 지날 때 이 문화를 소개하는 식이다”라고 했다. 수도권 한 대학 연합 동아리에선 고학번들이 자신들의 새내기 생활을 들려주는 ‘라떼(’나 때는 말이야’라는 의미) 토크’ 행사를 지난달 열었다. 서울대 총학생회도 이르면 9월 내년 입학생 환영회를 위한 ‘새내기 맞이 준비단을 준비하는 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