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자녀를 사칭한 피싱 문자를 받았다./인스타그램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금융정보와 자금을 몰래 빼가는 피싱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자녀를 사칭한 피싱 문자를 받았다.

정 부회장은 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저장되지 않은 핸드폰 번호로 전송된 문자엔 “엄마~내 핸드폰 고장났어. 문자 보면 이 번호로 답장줘~”란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문자 내용을 공개한 정 부회장은 “핸드폰 고장났으면 네가 고쳐 써라. 그것이 내 교육의 원칙”이라며 “나는 너의 아빠”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이 받은 문자메시지는 최근 성행하는 ‘피싱’ 수법이다. 대개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휴대폰 고장이나 신용카드 도난, 사고 합의금 명목 등으로 개인 정보나 금전을 요구한다. 과거엔 경찰, 검찰 등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이 주를 이뤘으나 가족을 내세워 피해자의 이성적 판단을 방해하는 식의 수법을 쓰는 것이다. 특히 최근엔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로 프로필 사진과 이름을 특정인의 자녀나 지인 이름으로 바꾼 뒤 금전 등을 요구하는 수법도 생겨났다.

앞서 가수 겸 배우 조현, 배우 서신애, 권민아 등 유명인들도 비슷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며 주의를 요구했고, 배우 이윤미는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도용한 카카오톡 계정으로 모친에게 피싱 메시지가 전송됐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메신저 피해액은 373억이었으나, 지난해 165.7%가 늘어 총 피해액이 991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방통위는 메신저피싱을 방지하기 위해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가입자에게 안내 메시지와 요금고지서를 통해 피해 예방 정보를 알리고 있다.

메신저 피싱 예방을 위해선 의심 문자를 보낸 당사자가 실제 가족·지인이 맞는지 반드시 직접 전화통화로 확인하고, 긴급한 상황을 연출하더라도 전화로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 송금하지 말아야 한다. 또 가족·지인 본인이 아닌 타인의 계좌로 송금을 요청할 땐 일단 의심하는 등 ‘메신저피싱 예방수칙’ 준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