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권한이 대폭 강화된 경찰 통제 방안을 마련하자 경찰 내부가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외 국가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경찰이 통제 없이 많은 권한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와 같은 대륙법계 사법 체계에서 경찰은 치안 관리와 범죄 예방을 담당하는 행정경찰,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사법경찰로 나뉜다. 여기에 일정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역경찰과 국가경찰로도 구분된다. 주요 국가들은 이러한 기준에 따라 경찰 조직을 여러 개로 분리해 권한을 분산시킨다.

프랑스는 내무부에서 관리하는 국가경찰과 지자체장이 관할하는 지역경찰을 나누고, 국가경찰국 내부에서도 행정경찰 부서인 생활안전처와 사법경찰 부서인 사법경찰처를 엄격히 분리한다. 독일 역시 연방경찰과 주(州)경찰을 분리하고, 중대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범죄수사청을 별도의 내무부 외청(外廳)으로 두고 있다. 미국처럼 연방경찰과 주경찰을 나누고 마약수사와 증권수사, 테러수사 등 수사 종류별로 기관을 따로 두는 국가도 있다. 김성룡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행정과 수사, 국가와 지방을 구분하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했다.

우리나라도 자치경찰제를 시행하고 국가수사본부를 설립하면서 경찰 조직을 분산시켜 놓았다. 하지만 실상은 경찰청장 한 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된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사(人事)의 경우, 경찰청장이 경찰서장에 해당하는 총경 이상 경찰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권을 가진다. 행안부에는 경찰 인사 담당 부서가 없어 경찰청의 인사안이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한다.

자치경찰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시·도경찰청장은 경찰청장과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협의해 추천하기 때문에 경찰청장의 영향력이 작용하게 된다. 예산과 감찰 권한도 경찰청에 몰려 있다. 각급 경찰위원회와 경찰 자체 징계위원회가 있지만, 외부 의견 수렴을 하는 차원이다.

김종민 변호사는 “12만명이 넘는 경찰 인사와 예산, 감찰을 경찰청이 모두 담당하는 국가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