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서울 강남의 한 고깃집에서 회식비용을 두 배가량 부풀려 받으려고 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21명이 회식했는데 186만원이 나왔고, 너무 많은 금액이 나와 세부내역을 요청했더니 “전산착오로 다른 테이블 품목까지 끌려온 것 같다”며 재결제 해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실제 결제한 금액은 93만7000원이라고 했습니다. 이 글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로 일파만파 퍼졌고, 업체 측은 “단체지정 오류에서 벌어진 실수”라며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진짜 오류 맞느냐” “걸리니까 핑계 대는 것 아니냐”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업체 대표에게 직접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물어봤습니다.
◇정말 단체지정 오류 맞나요?
저희는 C사에서 개발한 포스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데, 저희 자체 예약프로그램과 자동으로 연동되지 않아 매일 오후 5시 전 카운터 관리자가 예약테이블 그룹핑 작업을 진행합니다. 문제가 된 날 20명을 예약한 분들은 A그룹으로, 15명을 예약한 분들은 B그룹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A단체와 B단체 예약이 하나의 단체석으로 지정되어 합산됐습니다. A단체가 먼저 결제하시면서 B단체 주문 내역까지 결제하시게 된 겁니다. 물론 저희 직원들이 청구서를 출력하기 전까지 이를 발견하지 못한 점은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룹을 지정하면서 프로그램 특성상 오류가 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카운터 CCTV와 결제 포스 화면을 같이 녹화하고 있는데요, 최초 실수가 발생한 장면과 결제·처리 전 과정을 유튜브 채널에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 영상으로 고의로 두 배 금액을 부과한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사실이라면 B단체는 공짜로 음식을 먹었다는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오후 8시 44분 잘못된 단체 설정으로 186만원을 결제한 A단체에서 2분 후 이의를 제기하셨고, 잘못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테이블마다 전체 주문 명세서를 뽑아 A단체 주문과 B단체 주문을 구분하고 있던 8시 55분 B단체에서 계산하러 오셨습니다. 9시 3분 A단체의 이전 결제를 취소하고 최종 상세 명세서 확인 후 재결제했고요, B단체 결제는 9시 5분 이뤄졌습니다. 최종적으로 중복으로 결제된 금액은 없으며 초기 잘못된 결제 금액은 취소됐고, 각각 본인들 테이블을 결제하고 마무리됐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예전 후기가 있던데요?
하루 1000명 가까운 분들이 가게를 찾아주셨고, 하루 100~200명의 예약이 있었던 매장입니다. 7년이라는 기간 동안 고객님들을 속였다면 성장할 수 없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다만 고객님께 초기 대응 부족에 대한 부분은 대표로서 잘못을 통감하며 당사자분에게도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이번 일은 변명의 여지 없이 저희의 실수가 분명합니다. 다만 이는 직원들 능력 부족이 아닌 전적으로 회사의 부족한 시스템에서 발생한 문제입니다. 부디 땀 흘리며 열심히 근무 중인 직원들에 대한 비난과 질타는 멈춰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