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본인들이 나이를 먹거나 죽은 뒤의 자녀의 삶이다.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녀들이 자칫 거리를 전전하다 다치거나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곳곳의 요양·재활 시설 등 노숙인 생활시설에서 머물고 있는 노숙인 7361명 중 약 21%가 발달장애의 하나인 지적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에 입소하지 않은 노숙인 중에는 발달장애인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추정도 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노숙인을 보는 순간 내 아이의 미래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특히 형제자매가 없는 가족의 경우 이런 불안과 걱정을 안고 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2020년 12월엔 서울 서초구에 살던 발달장애인 최모(38)씨가 자신을 보살펴주던 어머니가 죽자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와 노숙 생활을 하다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당시 한 사회복지사가 최씨를 발견하면서, 그를 홀로 키워왔던 어머니의 시신 역시 6개월 만에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발달장애인 돌봄을 그 가족들에게만 맡겨두는 일이 각종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기룡 중부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지적장애나 자폐 등 발달장애인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 인권 침해 등 또 다른 문제로 잇따라 번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