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사는 집에만 표시한 거면 소름이다”
서울 은평구 일대 대문 옆에 범죄 타깃으로 의심되는 ‘X’ ‘O’ 등의 표식들이 잇따라 발견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1일 은평구 여성 1인가구 커뮤니티 ‘은평시스터즈’에는 응암역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는 한 여성의 다급한 제보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저희 건물에 이런 표시가 생겼다”며 대문과 초인종에 ‘X’ ‘O’가 그려진 사진을 올렸다.
이어 “어제 저희 집에 표시된 걸 발견했고, 저희 층에 있는 건 다 지웠다. 그런데 오늘 와보니 또 생겼더라. 다른 층 다 돌았는데 여성집은 둘이 살아도 표시되어 있더라. 다들 조심하라고 제보드린다”고 했다.
이를 본 다른 은평구 여성 주민도 “저도 겪었다. 너무 무서워서 경찰에 연락했더니 일단 낙서 방지 경고문을 붙여주겠다고 해서 붙였다. 이후 저런 표시가 안 생겼다. 나중에 알아보니 택배나 우체국에서 오시는 분들이 세대주분들이 안 계시는 경우에 저렇게 표시한다고 하더라. 혹시 몰라서 말씀드린다. 만약에 경고문 붙이고 나서도 표시가 된다면 무조건 경찰에 다시 신고하셔야 수사 진행해준다”고 조언했다.
은평시스터즈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문 옆에 표식을 발견해 연락을 해 온 은평구 여성 주민은 총 3명이다.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공교롭게도 표식을 발견한 분들이 혼자 사는 여성분들이었다. 일단 표식을 지우고, 경찰에 신고하라고 안내했다”고 전했다.
해당 표식을 본 많은 네티즌들은 범죄 타깃 표시인 것 같다고 의심했다. 실제로 2014년 대구 북구·달서구 아파트에서는 절도사건이 발생했는데, 도둑이 든 아파트 4곳 모두 현관문이나 초인종에 누군가 유성펜으로 쓴 알파벳 ‘S’에 작대기를 하나 그은 ‘$’ 표시가 발견됐다. 네티즌들은 “무섭다”, “나도 얼른 대문 확인해 봐야겠다”, “은평구 사는 지인에게 알려줘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초 커뮤니티 회원들의 공포감은 더 컸다. 이들은 “여자 사는 집에만 표시한 거 소름이다”, “왜 하필 여자 집에만 표식이 있냐. 소름이다”라며 혼자 사는 여성을 타깃으로 한 범죄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반면 택배기사, 소방시설 점검 등의 표식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4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소화전에는 입주민 이름과 의문의 숫자 ‘5759′가 발견돼 입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표시를 남긴 사람은 우체국 직원이었다. 이 직원이 “배달의 편의를 위해 표기를 했다”며 밝히며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