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북상 중인 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해상에 큰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뉴시스

5일 한반도가 본격적인 태풍 ‘힌남노’(HINNAMNOR) 영향권에 든 가운데, 내륙에 진입하는 이튿날 새벽 전국이 위험 지역에 속할 것이라는 전문가 우려가 나왔다.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태풍이 마냥 다 중심이 강한 것만은 아니다. 많은 경우가 북태평양 고기압이 가장자리를 자꾸 채찍질해 발달한다”며 “그런데 힌남노는 중심이 뜨거워서 발달한, 자체동력을 가진 교과서적인 구조다. 가장자리에서 채찍질을 하지 않아도 대칭적이고 중심이 뚜렷한 양태”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에서 채찍질하는 상황이 될 때 ‘동쪽의 위험반원’이 더 집중적으로 비대칭이 된다”며 “힌남노가 만들어져 북상하는 정황을 보면, 이 현상이 굉장히 약하다. 때문에 주변 어느 하나 위험하지 않은 지역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힌남노는 ‘매우 강’과 ‘강’ 사이 정도로 우리나라를 통과할 것 같다. 매우 강은 태풍 중심에서 초속 45m 바람이 부는 강도다. 우리가 걱정할 것은 그 바람”이라며 “건물이 붕괴할 수 있는 ‘초강력’ 수준 단계는 열대 해역에서 지난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갈 수준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예측 불가의 불확실한 움직임을 보였던 힌남노가 한반도 상륙 전 방향을 또 틀어 내륙을 관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그러면서 “잘고 큰 정황들이 있는데, 크고 불확실했던 변수들은 이미 지나가 확인이 끝난 상황이라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약 420㎞ 해상을 지나 시속 25㎞로 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3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176㎞/h(49㎧)이다. 6일 오전 0시 ‘매우 강’ 강도로 서귀포시 남쪽 약 30㎞ 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같은 날 오전 6시 부산 서남서쪽 약 90㎞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강도는 ‘강’으로 약해지겠다. 오후 12시에는 울릉도 서남서쪽 약 30㎞ 해상을 지나 오후 6시 일본 삿포로 서남서쪽 약 710㎞ 해상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