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재현의 형사판] 형사법 전문가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와 함께하는 사건 되짚어 보기. 이번 주 독자들의 관심을 끈 사건에 관해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한 단계 더 들어가 분석합니다.
새 정부 출범 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언급하면서 주목받은, 이른바 ‘한동훈이 쏘아올린 공’이 있습니다. 이민청 신설입니다. 한 장관은 지난 5월 취임사에서 “이민청 설립 검토를 포함해 이민 정책을 수준 높게 추진해 나갈 체제를 갖춰나가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난민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 “혼혈아만 늘어나는 정책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왔고, 결국 한 장관은 지난 6일 “우리 국민은 외국인이 몰려드는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속도전의 문제가 아니라 정답을 내야 할 문제”라고 속도 조절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민청이 무엇이길래, 한 장관은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설립을 추진하는 걸까요?
◇이민청 설립은 왜 필요한가요?
생산연령인구(15세~64세)가 급속히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뒷받침해 줄 출생률 역시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수시장 감소, 인력부족에 의한 임금상승과 더불어 물가상승을 이끌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성장을 멈추게 합니다. 이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민청의 설립이 필요합니다.
◇생산연령인구가 그렇게 부족한가요?
먼저 2020년 생산연령인구는 3738만명인데요. 2030년엔 3381만명으로 줄고, 약 50년이 지난 시점인 2070년에는 1737만 명으로 줄어듭니다. 2020년 대비 약 2000만명이 감소하는 것이죠. 이에 반해 고령인구는 2020년 815만명에서 2030년 1306만명으로, 2070년에는 1747만명으로 930만명이 늘어납니다.
◇심각하긴 하네요. 그렇다면 출생률을 높이면 이러한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약 16년 동안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280조원을 투입했지만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9명에서 2021년 0.81명으로 낮아졌습니다. 사실상 효과가 없는 정책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민청이 설립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건가요?
대한민국 경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유능한 능력을 가진 생산연령인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민청이 설립되면 노동력이 필요한 곳에 맞춤식 이민정책을 펼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축·수산업, 건설업, 제조업에 필요한 노동의 수요를 파악해서 최적의 이민 인재를 유치할 수 있습니다. 2022년 특단의 조치로 출생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고 해도 생산연령인구에 도달하기까지는 15년이 필요합니다. 국가 경제성장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민청은 반드시 설립되어야 합니다.
◇이민청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이민정책과 난민정책은 다릅니다. 또한 혼혈주의에 기댄 출생률 제고 정책이 아닙니다. 지역 사회 수요에 맞게 이민 인재를 받아들여 생산연령인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이민정책입니다. 이러한 정책은 결과적으로 불법체류자의 수를 획기적으로 낮추어 사회 안전을 도모할 것입니다.
불법체류자가 줄어들면 이주 노동자에 대한 강제 노동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2022년 미 국무부에서는 188개국을 대상으로 인신매매 보고서를 작성했는데요. 대한민국은 1등급에서 2등급으로 강등되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이민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노동, 인신매매에 대해 대한민국 국가의 대응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와 같이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취업하는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이민을 받아 비자 발급부터 취업 이후까지 이민청에서 관리 한다면 이민 노동자들 인권과 처우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