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인근 골목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150명이 넘게 숨지고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가운데 여성은 97명, 남성은 54명으로 파악됐다. 여성 사망자의 수가 남성 사망자 수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이번 참사에서 여성의 피해가 더 컸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는 사고가 일어난 곳이 경사진 골목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고 버티는 힘이 약한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입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30일 SBS 뉴스특보에서 “우선 사람들이 밀집 지역에 굉장히 많이 모였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또 여러 가지 주변 여건, 안 좋은 상황이 겹치고 겹쳐서 대참사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경사가 사고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사람이 인파를 보면 크게 어떤 피해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 사람이 50㎏이라고 가정했을 때 100명이 있으면 5000㎏”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5톤(t)이 밀려올 경우, 마지막 사람이 밀리지 않으면 어린이나 여성 등 중간에 있는 약한 사람들의 피해가 크다”며 “여성들이나 키가 작고 약한 사람들이 압사되는 등 여러 가지 요건으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100명이 밀 경우, 5톤이 미는 것이고 한 사람이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계속 무너진다”며 “무너지기 시작하면 관성이 붙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연속적으로 받치지 않는 한 사고는 난다”고 했다.
함은구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도 이날 YTN 뉴스특보에서 “골목이 경사지면이기 때문에 뒤에서 밀면 보통 사람들이 안 밀리려고 반대로 힘을 준다”며 “서로 역방향의 힘이 작용하다가 넘어지는 분들이 생기게 되면 그 힘이 밀리면서 중첩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함 교수는 “관련 연구를 보면, 65㎏ 정도의 사람이 100여 명 정도의 인파에 휩쓸리게 되면 약 18톤 가량의 힘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며 “집중하중이 눌리면서 더 많은 압박을 받게 돼 피해가 더 극심해지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