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왼쪽부터)씨, 신장식 변호사,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인 김어준씨가 올 연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같은 방송사에서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와 ‘신장식의 신장개업’을 각각 진행하는 주진우씨와 신장식 변호사도 하차하겠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12일 ‘신장개업’ 방송에서 “12월 30일 신장식의 신장개업이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주씨도 이날 TBS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진행 도중 “(저의) 명확하고 정확한 입장을 밝혔고, 제작진이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하차를 시사했다. 신 변호사는 지난해 8월 23일부터, 주씨는 2019년 9월 30일부터 각각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두 사람은 서울시 의회가 TBS에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신 변호사는 이형기의 시 ‘낙화’를 낭독한 뒤 “항의와 연대, 무엇보다 TBS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볼모로 잡은 작금의 인질극에서 인질을 먼저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주씨는 “특정인, 특정 프로그램이 밉다고 조직의 밥줄을 끊는다. 최악의 언론탄압의 단면”이라며 “오세훈 시장을 언론탄압의 주인공으로 기억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씨도 같은 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하차 의사를 밝혔다. 2016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한지 6년 만이다. 그는 “오늘까지 6년 두 달 보름, 324주 동안 (방송을) 해왔는데 3주 더하면 올해 말이다. 올해 말까지 하겠다”며 “사정이 있다. 그 이야기는 추후에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20분기 연속 시청률 1위, 앞으로도 20년 (더) 하려고 했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 사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정파적으로 치우친 방송을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뒤 교통방송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교육 방송 형태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의회는 지난달 15일 TBS에 대한 서울시의 지원을 2024년 1월1일부터 중단하는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TBS는 2024년부터 서울시의 출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TBS는 전체 예산의 70%에 해당하는 300억여원을 서울시 지원에 의존해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TBS는 외부 인사가 진행 중인 프로그램 위주로 대대적 개편에 나섰다. TBS는 이와 함께 시민교육 방송 등의 혁신안을 제시, 서울시와 의회를 설득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