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예식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뉴스1

“비혼 선언한 친구가 40세 생일 기념으로 해외여행 간다면서 축의금 대신 여행비를 달라는데, 줘야할까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와 갑론을박이 벌어졌던 글이다.

글쓴이 A씨는 “중학생 때부터 친구 B를 합쳐 5명이 친하게 지내고 있다”며 “B는 어릴 때부터 비혼 선언했고 이 친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결혼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다른 친구들이 결혼할 때 1명당 30~50만 원씩 축의금을 냈었다고 한다.

A씨는 “B가 40세 생일 기념으로 해외여행을 길게 간다면서 우리한테 10만 원씩을 달라고 한다”며 “뿌린 만큼 거두진 않더라도 그 정도는 받아도 될 것 같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친구 B가 우리보다 훨씬 돈을 잘 버는데 이렇게 대놓고 돈 달라고 하는 게 좀 깬다고 해야 하나”라며 “시대가 바뀌어서 나도 따라가는 게 맞는 건지 듣고 싶다”고 했다.

이를 두고 “축의금에 돌잔치까지 챙겨준 친구라면 10만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과 “축의금을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 돌려달라는 건 잘못된 것 아니냐”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이에 대해 리서치 전문 기업 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대한민국 성인남녀 4432명을 대상으로 비혼자의 축의금 회수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연히 돌려받을 수는 없는 것이며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72.2%로 나타났다. ‘어떤 식으로든 돌려받으려고 시도한다’는 의견은 27.8%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혼인신고를 한 부부는 19만2507쌍으로, 10년 전(32만9087쌍)에 비해 41.5%가량 감소했다. 비혼자의 비율이 점차 증가해 기업에서도 비혼자를 위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움직임이 생겨나는 가운데 ‘비혼자의 축의금 회수’에 관한 사회적 공감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일 돌려받기를 결심한 경우 어떠한 명목으로 받을 것인지에 관해 묻자 ‘여행 및 이사 등 개별의 목적으로 비용을 지원받는다’는 답변이 50.8%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에 비해 ‘비혼 사실을 솔직하게 밝히고 축의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한다’는 의견은 30.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