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변호사. /조선DB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의 2대 본부장에 정순신(57·사진) 변호사가 내정됐다. 경찰 지휘부에 검사 출신이 내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 태생인 정 변호사는 대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사 출신이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희근 경찰청장은 최근 국수본부장 후보에 정 변호사를 추천했다. 경찰이 추천한 국수본부장 후보자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미 관계 기관과 조율을 거쳐 이르면 오늘 안에 모든 인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이 지난달 진행한 국수본부장 외부 공모 절차에 정 변호사와 경찰 출신인 장경석(59)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최인석(48) 전 강원 화천경찰서장 등 3명이 지원했다. 경찰청은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임용 후보자 심사위를 열어 심층 면접 등을 거친 결과 정 변호사가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1998년 법무법인 충정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1년 검사로 전직해 부산지검 동부지청을 시작으로 창원지검, 서울서부지검 등에서 일했다. 이후 인천지검 특수부장,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장,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 등을 지냈다. 대검찰청 부대변인, 홍성지청장, 남원지청장 등을 거쳐 법무부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을 끝으로 2020년 검찰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았을 때 인권감독관을 맡아 윤 대통령과 비교적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내부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검찰 출신이 경찰의 수사를 총책임지는 국수본부장 자리에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검찰 출신이 경찰 수사의 총 지휘자로 오는 것에 대한 직원들의 반감이 크다”며 “뿐만 아니라 검찰이 보완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것 등 경찰과 수사권을 놓고 아직도 여러 현안에서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 출신의 국수본부장이 경찰 입장을 제대로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