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뚝섬에 한강을 가로지르는 곤돌라(케이블카)가 생긴다. 여의도에는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그레이트 한강(한강르네상스2.0)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한강 곳곳에 랜드마크(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나 전망대 등을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구상이다. 오 시장이 2007년 발표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발전시킨 내용이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들어갈 재원에 대해 오 시장은 “곤돌라 등 사업 상당 부분은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어서 서울시 예산이 크게 들지 않는다”며 “민간투자자와 서울시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우선 한강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곤돌라를 잠실~뚝섬 등 관광 명소에 설치하기로 했다. 잠실~뚝섬 곤돌라는 1.6㎞ 거리를 초속 4~5m 속도로 움직인다. 잠실에서 뚝섬까지 5~6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곤돌라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하루 2000명 정도를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잠실~뚝섬 곤돌라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시는 대관람차 ‘서울링’이 들어설 상암동 하늘공원과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을 잇는 곤돌라도 설치할 계획이다. 드론택시 등 UAM(도심항공교통)을 활용한 한강 관광 상품도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한다.
여의도에는 2028년 2000여 석 규모의 제2세종문화회관을 열기로 했다. 당초 영등포구 문래동에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여의도공원으로 변경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문래동에는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또 여의도에는 마이스(MICE) 시설을 갖춘 서울항(港)도 만들어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기로 했다.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잠수교는 2026년까지 산책하며 영화,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는 보행교로 바꾸기로 했다. 다리 옆으로 수상공연무대, 영화관, 수상식물원 등을 만들 계획이다. 한강공원에 있는 낡은 수영장은 ‘자연형 물놀이장’으로 리모델링한다. 자연형 물놀이장은 기존 수영장과 달리 숲이 어우러지고 한강 전망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든다. 내년 잠실한강공원 수영장을 시작으로 차례로 늘려 나가기로 했다.
한강과 지천(支川)이 만나는 곳에는 경기 양평의 ‘두물머리’ 같은 전망 명소인 ‘놀빛광장’을 만들기로 했다. 올해 성동구 중랑천 하류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안양천, 성내천, 고덕천 등 총 7곳에 전망 명소를 만든다. 한강을 생태 하천으로 만드는 작업도 한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한강 생태공원 5곳을 재정비하고 콘크리트 강둑(호안) 57.1㎞를 자연 상태로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층수 규제를 폐지해 다양한 디자인의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강남구 압구정동과 성동구 서울숲을 연결하는 한강 보행교 건설도 추진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이 보행교 건설을 제안해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2007년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한강의 새 문화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접근이 불편하고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시민 의견이 많다”며 “한강변을 혁신해 활력 있는 도시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