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시내 25개 구청에서 사표를 쓴 ‘임용 5년 차 이하’ 공무원이 최근 3년 사이 2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의 공직사회 이탈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7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옥재은 의원(국민의힘)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최근 10년간 MZ세대 의원면직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와 서울시내 25개 구에서 사표를 낸 임용 5년 차 이하 공무원은 총 281명이었다. 지난해 사표를 낸 서울시·구청 공무원은 총 561명이었는데 그중 절반을 5년 차 이하가 차지했다. 이는 최근 10년(2013~2022년)간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2019년의 157명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배 정도 늘었다.
이는 퇴직률(퇴직자 수를 신규임용자 수로 나눈 값) 통계에도 반영된다. 임용 5년 차 이하의 퇴직률의 경우, 2013년 3.4%에서 2019년 4.7%로 완만하게 증가했는데 지난해 8.6%까지 뛰었다. 공무원 시험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았다. 10년 전인 2013년 84대1에 달했던 서울시·구청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2021년 11대1, 지난해 12대1로 떨어졌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박봉(薄俸)’이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새로 임용된 공무원 550명을 대상으로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응답자(117명)의 28%가 ‘적은 월급 등 경제적인 문제’를 꼽았다. 이어 ‘경직된 조직문화 등으로 인한 진로 고민’이 17%로 뒤를 이었다. 4년 차 공무원 A씨는 “어렵게 합격해서 들어왔는데 첫 달 월급을 받아보고 실망이 컸다”며 “수시로 야근도 하는데 아르바이트하는 친구들보다 보상이 적은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최근 6년간 9급 공무원 1~3년 차 월급은 최저임금보다 적었다고 한다. 2023년 기준으로 9급 1호봉 임금은 177만800원으로 최저임금 201만580원보다 23만9780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한 구청 공무원 B씨는 “수당이나 복지 혜택 등을 더하면 최저임금보다는 많지만 민간 기업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서울시 공무원 C씨는 “직급에 따라 경직된 조직 문화, 잦은 야근, 휴가도 눈치 봐야 하는 근무 환경도 문제”라고 했다. 2년 차인 그는 “선배들은 공직이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해 힘들어도 참았겠지만 요즘 세대들은 비전이 없다 싶으면 과감하게 사표를 쓴다”면서 “안정성보다는 성장 가능성, 합당한 보상, 일과 생활의 균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