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에서 30대 전세사기 피해자 A씨가 사망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A씨가 살던 4층짜리 빌라 11세대 중 7세대가 각기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11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쯤 양천구 목동의 한 4층짜리 빌라에서 30대 전세사기 피해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 관계자는 “혼자 살던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이를 걱정하던 가족들이 집으로 찾아왔다가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주변에 유서나 약물 등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극단적 선택은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살 혐의점도 현재까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고 했다.
경찰은 “사망 경위를 조사하다 A씨가 전세사기 피해자인 것을 알게 됐다”며 “가족들이 죽은 A씨가 전세사기로 많이 힘들어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빌라와 오피스텔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고 전세를 놓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김모(43)씨 사건의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빌라 관리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A씨가 살던 이 빌라에는 총 11세대가 살고 있는데, 이 중 7세대가 각기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빌라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11세대 중 7세대가 압류 상태였다. 이중 A씨 집을 포함해 지난해 10월 사망한 김씨가 소유하고 있던 건 4세대였고, 또 다른 임대업자 김모씨(51)씨가 소유한 3세대도 압류 상태였다.
빌라 주민이자 또 다른 임대업자 김씨에게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이모(35)씨는 “신축 빌라여서 등기부등본도 깨끗했는데 계약 이후 집주인이랑 연락이 단절됐다”며 “세 달 뒤면 전세계약이 끝나는데 어떻게 보증금을 반환 받을 수 있을지 걱정뿐이다”고 했다.
나머지 4세대 중에서도 3세대 역시 아직 압류가 되진 않았지만 전세사기 피해 위험에 처해 있다. 이 빌라 관리업체 관계자는 “나머지 집 중에서 세 집을 소유한 임대업자가 작년에 제주도에서 자살했는데 고아로 형제가 없어 세입자들이 어떻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