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약 사범이 급증하면서 ‘마약 사건 전문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음주 운전, 폭행 등 일반 형사 사건보다 마약 사건의 수임료가 최대 3배 이상 높기 때문에 일부 변호사들은 마약 사건 전문으로 홍보하며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작년에 검거된 마약 사범은 1만238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18년(8107명)에 비해 3년 만에 52.7%가 늘어난 것이다. 변호사들이 광고를 게재하는 법률 플랫폼 로톡에서 마약 관련 키워드 검색도 2020년 3200건에서 작년 6600건으로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변호사는 “마약 범죄로 적발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변호사 상담을 위한 검색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마약 사건 전문으로 광고하는 변호사들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들은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사람을 집행유예로 나오게 한 사례’ ‘한 차례 실수로 마약을 한 사람에게 무죄를 받아준 사례’ 등을 앞세우고 있다. 이런 광고를 올린 한 변호사는 ‘마약 초범이라고 집행유예나 무죄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마약 사건을 다뤄본 검찰 출신 마약 전문 변호사와 함께 해야 가능한 일’ 등의 문구를 넣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마약 사범으로 수사받게 된 사람들을 상대로 공포 마케팅을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마약 사건의 변호사 수임료는 평균 500만원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혐의가 무거우면 수임료가 1000만원까지로 훌쩍 뛰기도 한다. 음주 운전이나 폭행 사건의 수임료가 평균 300만원인 것에 비하면 마약 사건을 맡으면 최대 3배 이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마약 사건에 뛰어드는 변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형사 사건 전문인 김지우 변호사는 “최근 중·대형 규모 형사 전문 로펌에서는 마약 사건 전담 센터를 신설하고 마약 전문 변호사들을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 법조인인 로스쿨 재학생 중에도 마약 전문 변호사를 희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 로스쿨에 다니는 A(27)씨는 “선배 변호사가 강의를 와서 자기가 아는 한 변호사가 마약 사건 변호를 맡았는데 최근에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로스쿨을 마친 뒤 로펌에서 마약 전문 변호사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변호사 업종 자체가 ‘영업직’이기에 최근 마약 전문 변호사의 적극적 수임 활동도 당연한 현상”이라며 “마약 사범 증가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마약 사건 전문 변호사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