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의사와 의사 10명 중 7명은 공중보건의(공보의)로 일하는 대신 현역 병사로 입대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 복무 기간이 육군 기준 18개월로 단축되면서 공보의보다 복무 기간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대한전공의협의회와 젊은의사협의체 권익위원회는 지난달 18~31일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과 전공의(인턴·레지던트) 13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4.7%(1042명)가 일반 병사 입대 의사를 표했다고 7일 밝혔다.
현역 입대 의사를 밝힌 응답자 중 89.5%는 “공보의·군의관 복무 기간에 매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이들 응답자의 92.2%는 주변에 현역(일반 병)으로 입대한 의료인이 있다고 답했다. ‘후배에게 현역(일반 병) 복무를 권할 의사가 있느냐’에 85.6%가 “그렇다”고 했다.
대공협 측은 “젊은 의료인 사이에 일반 병 선호 현상이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했다”고 말했다. 의대 입학생의 절반이 여학생이라 공보의나 군의관 자원이 크게 줄어 보건복지부와 국방부 등이 고민을 해왔는데 일반 병 선호 현상까지 더 확산되는 모습이다. 의과 신규 공보의는 매년 줄고 있다. 2017년 814명에서 올해 450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현역 입대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장기간 복무에 대한 부담(98.2%)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개선되지 않는 처우(65.4%) ▲불합리한 병역 분류(30.7%)가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현역 입대 군 복무 기간이 최근 단축됐지만 군의관 또는 공보의의 복무 기간은 단축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 병의 복무 기간은 18개월까지 줄어든 데 비해 공보의는 1979년부터 변화없이 복무 기간이 37개월이다.
군의관과 공보의는 처우 역시 개선되지 않았다. 일반 병사 월급이 130만원(육군병장 기준)인데 공보의는 206만원(일반의 기본급 기준)으로 차이도 크지 않다. 윤석열 정부는 2025년까지 병사 월급(지원금 포함)을 205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라 사실상 차이가 없어지게 된다.
이에 대해 신정환 대공협 회장은 “의료 사각지대를 메우는 공보의·군의관 지원자를 늘리려면 복무기간 단축, 처우 개선 등을 조속히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