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 수능부터 출제하지 않기로 한 ‘공교육 밖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의 구체적 예시를 다음 주 공개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2일 본지를 만나 “최근 3년 치 수능 문제와 올해 6월 모의 평가 문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26일 사교육 종합 대책을 발표할 때 킬러 문항 사례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하계 총장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킬러 문항은 배제하라”는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도 불구하고 6월 모의 평가에서 킬러 문항이 나왔다며 입시 담당 국장을 경질했다. 또 출제를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감사하기로 했다. 이후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킬러 문항’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교육부는 전문가들과 함께 6월 모의 평가는 물론 2021~2023학년도 수능의 국어·영어·수학 과목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각 문항의 오답률이 어느 정도인지, 공교육 교과 과정을 학습한 학생이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난도였는지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다. 이 부총리는 “공교육에서 전혀 다루지 않는 내용까지 활용해 꼬아 내는 킬러 문항을 실제 본 사람들은 모두 공분한다”며 “킬러 문항을 내야만 변별력이 있다는 것은 사교육 업계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각 문항의 공식 오답률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이제까지 모의 평가와 수능의 문항별 오답률을 공개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사설 대입 컨설팅 업체들이 추산한 오답률 정보에 의지하고 있다. 평가원이 수능 시험 3주 뒤 채점 결과를 공식 통보할 뿐, 가채점 결과나 선택 과목별 표준 점수, 오답률 등은 공개하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 컨설팅 업체로 내몰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평가원은 이날 ‘9월 모의평가’ 문제 출제·검토위원 500여 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부터는 문항 출제 작업이 시작된다. 수험생들은 2024학년도 수능 전 마지막 모의 평가를 통해 교과 밖 ‘킬러 문항’이 배제된 문제가 어느 정도의 난이도이고 어떤 유형인지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