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지구로 변신한 도쿄역 - 일본 도쿄역 앞 마루노우치 지역의 야경. 원래 이곳은 국가중요문화재인 도쿄역 주변이라 100척(약 31m) 넘는 건물을 지을 수 없었으나 2000년대 과감한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30~40층 글로벌 금융 지구로 탈바꿈했다. 지금은 도쿄역 뒤편(사진 오른쪽 부분)으로 재개발 바람이 확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달 말 찾은 일본 도쿄 도심(都心) 곳곳은 공사 중이었다. 9개 전철 노선이 지나는 시부야는 초고층 복합단지로 탈바꿈하는 ‘100년 만의 대공사’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었다.

도쿄역 근처 글로벌 금융 지구인 마루노우치가 개발 완료를 앞둔 가운데, 인근 야에스 지역이 철거 작업 중이었다. 도쿄 도심 재개발의 상징인 롯폰기힐스 근처에는 도라노몬힐스, 아자부다이힐스 등 초고층 첨단복합단지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세계 3대 건축회사인 니켄세케이(日建設計)의 오쿠모리 기요요시 도시·사회기반 부문 총괄은 본지에 “도쿄는 20년 가까이 연쇄 개발 중”이라며 “공간을 2배, 3배 활용하기 위한 도시 개발 아이디어의 실험실”이라고 했다.

‘도쿄의 대변신’은 20년 전 과감한 규제 완화가 출발점이었다. 일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인 2002년 꺼진 경기를 되살리고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시재생특별조치법’을 시행했다. 고도(高度), 용적률 등 규제를 풀었더니 좁은 도심 땅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아이디어가 쏟아졌다고 한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2003년 520만명에서 코로나 직전인 2019년 3188만명으로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당시 1518만명이 도쿄를 찾았다. 코로나 종결 이후 도쿄의 첨단 도시 인프라는 외국인을 다시 끌어들이는 중이다.

도쿄가 변신하는 동안 서울은 멈춰 있었다. 2005년 청계천 개발 이후 서울의 도심 개발 프로젝트들은 번번이 좌초됐다. 개발에 수반되는 이익 자체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여기에 정치 논리들이 개입했다. 그 결과, K팝 등 한국 문화 콘텐츠에 이끌려 서울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이 정작 즐기고 소비할 곳이 없는 ‘도시 인프라 공백’ 상태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