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영국 런던,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은 한 방향으로 달리고 있어요. 도심 개발입니다. 지금 서울만 빠진 것 같아요.”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에서 만난 니켄세케이(日建設計)의 오쿠모리 기요요시 도시·사회기반부문총괄은 이렇게 말했다. 니켄세케이는 세계 3대 건축 회사 중 하나다. 도쿄 도심인 마루노우치와 시부야 개발을 주도했다. 도쿄의 상징인 도쿄타워와 도쿄돔, 도쿄스카이트리가 모두 니켄세케이 작품이다. 요즘은 그가 이끌고 있는 도심 개발이 주력이라고 한다.
그는 “최근 글로벌 도시들은 ‘동시다발적’으로 도심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낡고 효율이 떨어지는 도심을 업그레이드해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도심 개발을 두고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효과적인 방법이자, 도시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을 동시에 이끄는 견인차”라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방식은 역(驛)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입체형, 일체형으로 개발하는 ‘인프라 일체형 개발’이다.
서울과 도쿄의 격차는 각종 순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계 도시 경쟁력 평가인 ‘글로벌 파워시티 인덱스’ 순위를 봐도 최근 10년 사이 서울은 6위에서 7위로 추락했지만, 도쿄는 프랑스 파리를 제치고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중국의 기세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상하이는 2020년 이후 처음 10위권으로 진입했다. 오쿠모리 총괄은 “2000년대 초 푸둥에 도심 개발을 한 중국 상하이도 또 개발을 하겠다며 세계 주요 건축 회사를 찾아다니고 있다”며 “서울이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했다.
도쿄도(都)는 올 초 “2030년까지 런던과 뉴욕을 따돌리고 도시 경쟁력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중심에 틀을 깨는 도심 개발이 있다”고 오쿠모리 총괄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