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철길 옆 낡은 구립공원을 민·관이 합동 개발해 17m 높이의 ‘공중 정원’을 만들었다. 그 아래에 들어온 상가에는 루이비통과 구찌 등 명품숍이 입점했고, 1층엔 맛집 거리가 조성됐다.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사진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일본 도쿄 시부야의 미야시타공원. /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도쿄 시부야의 ‘미야시타공원’은 17m 높이에 있다. 이른바 ‘공중 정원’이다. 철길 옆 낡은 구립 공원을 관광 명소로 만든 혁신 사례다.

이 공원은 1966년 도쿄 최초의 옥상 공원으로 조성됐다. 1층 주차장 위에 공원을 만들었다. 시설이 노후화하자 시부야구(區)는 2020년 개발업체인 미쓰이부동산과 함께 공원 부지에 길이 330m, 폭 36m, 지상 3층 규모의 ‘저층 복합 시설’을 새로 지었다. 공원은 건물 옥상으로 끌어올렸고, 1~3층은 상가로 지하는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도쿄 시부야 미야시타공원의 모습. /도쿄=최종석 기자

지난달 24일 밤 찾은 미야시타공원은 세계 각국에서 온 2030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곳곳에서 K팝이 흘러나왔다.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

일반적으로 공원은 시(市)나 구청이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한다. 미야시타공원은 그 틀을 깬 사례다. 시부야구가 공모로 공원을 개발·운영할 사업자를 선정하고 민관 합동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민간 사업자가 30년간 운영한 뒤 원상 복구하는 방식이다. 옥상공원법이 개정되면서 옥상 공원에 식당 등 상업 시설을 넣을 수 있게 된 것도 계기가 됐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공중 정원으로 짓는 만큼 무거운 나무를 심기보다 둥근 루프를 만들고 담쟁이덩굴을 심었다. 담쟁이덩굴이 루프를 따라 자라며 공중 정원을 덮는 방식이다. 공원에는 스케이트보드장과 암벽 등반 체험장이 생겼고, 스타벅스도 들어왔다. 1층 상가에는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 매장이 입점해 있다. 공원 개발에 참여했던 건축가 미쓰이 유스케(46)씨는 “루이비통이 세상에 이런 공원은 처음이라면서 먼저 입점을 제의했다”고 했다. 공원 끝 부분에는 호텔도 지었다.

지역 주민, 상인들과 법인을 만들어 다양한 이벤트도 연다. 미쓰이씨는 “공원은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계속 관리·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