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작전 도중 사망한 해병대 장병 고(故) 채수근 상병(20)의 어머니가 아들 입대 직후 쓴 편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2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는 채수근 상병의 어머니가 지난 3월 한 온라인 해병대 카페에 쓴 글이 공유되며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채수근 상병은 지난 3월 입대했다. 채 상병은 어머니의 만류에도 해병대에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수근 상병 어머니는 지난 3월31일 ‘채수근맘’이란 아이디로 쓴 글에서 “나의 아들. 보고 싶은 수근에게. 자다가도 여러 번 잠이 깨고 아들은 지금 무엇을 할까하는 생각을 해본단다”라며 “아직은 낯선 환경이라 적응하는 단계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어머니는 “아침에 PC켜면 (온라인)카페에 들어가 공지나 또 다른 소식이 올라왔는지 자주 보게 된다”며 “같은 마음을 가진 부모들 입장이 되어 (정보를)공유하니 너무 좋다.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울 아들 수근이 너무 자랑스럽다. 만나는 날까지 건강하고 힘내자”라고 했다.
채 상병은 지난 19일 경북 예천군 보문교 일대 내성천에서 폭우와 산사태로 실종된 주민들을 찾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에 따르면 채 상병은 전북소방본부 소속 채모(57) 소방위의 아들로, 채씨가 아내와 결혼 생활 10년차 되던 해에 시험관 시술로 얻은 외동아들이었다.
채수근 상병의 빈소는 지난 20일 포항 해병대 1사단에 차려졌다. 사고 당시 일병이었던 그는 순직 이후 해병대가 상병으로 추서했다. 영결식은 오는 22일 오전에 열린다.
채 상병 어머니는 20일 빈소에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만나 “앞으로 어떻게 사느냐”며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 왜 일 터지고 이렇게 뒷수습만 하냐”고 항의하며 오열했다. 김계환 사령관은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답변을 하지 못했다.
채 상병은 21일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여받았다. 보국훈장은 국가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훈장이다.
채 상병은 전날(20일)에는 해군본부 전공사상 심사위원회에서 ‘순직1형’으로 인정받았다. 순직1형은 별도의 심사 없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국립묘지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