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한 가운데, 행사장 내 열악한 환경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성인 지도자 자격으로 잼버리에 참여했다며 ID카드를 인증한 네티즌 A씨는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4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한 유닛으로 뭉쳐서 10일 넘는 기간 동안 생활해야 하는데 전기도 안 들어오고, 화장실도 엄청나게 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절대적인 화장실 수는 적고, 사람 수는 많아서 한없이 기다려야 한다”며 “막히거나 물이 안 나오기도 한다. 샤워실도 동일하다”고 했다.
A씨는 “더위 문제도 크다”며 “에어컨은커녕 선풍기조차 없다. 어떻게 버티란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주최 측에서 모기 기피제를 주기는 했으나 모기 물린 자리에 피멍이 들 정도라고 했다. 이어 “편의점에 물건은 적고, 밖에서 2300원에 팔던 콜라를 2500원에 판다”면서 “이건 혐한 제조 축제”라고 비판했다.
상한 음식이 제공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익명의 제보자 B씨는 뉴스1에 “달걀을 까보니 검정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며 “심지어 제시간에 음식 재료가 지급되지 않아 오전 일정도 늦어지고 차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잼버리 참가자들은 조직위원회로부터 식자재를 전달받아 끼니를 스스로 해결한다. 40여명의 대원이 지급받은 구운 달걀 80여개 중 6개에서 곰팡이가 나왔다고 한다.
다른 참가자 역시 ‘바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긴 줄을 서서 마트에서 물건을 사야 하는데, 두루마리 휴지 1롤에 2000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는 “구운 달걀은 발견 즉시 폐기 조치했고, 먹은 참가자는 없다”며 “앞으로 제공되는 급식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나라 망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6년의 준비기간, 1000억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개막 첫날인 1일 잼버리 야영지에서는 4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2일 열린 개영식에서도 83명이 탈진했다. 세계스카우트 조직위는 “중증 환자는 없는 상태”라며 추후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