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 AK 플라자 시계탑 광장은 인근 주민들에게 랜드마크와 같은 곳이었다. 분당뿐만 아니라 근처 경기 주민들 사이에서는 ‘만남의 광장’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분당구 내에서 가장 번화가로 평일 하루 지하철 승하차 인구가 6만명이 넘어 서울 명동역과 비슷한 수준이다. 버스와 자가용 이용자 등 유동 인구까지 하루 17만6000여 명이 오가는 곳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림역 사건의 피의자 조씨는 당시 사람들이 많은 번화가를 노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는데, 이번 사건의 피의자 최모(22)씨 역시 이런 효과를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

범행이 일어난 곳은 교통 중심지일 뿐 아니라 백화점도 있었다. 주변에 영화관과 버스 정류장도 있는 곳이다. 서현역 반경 3㎞ 안에는 초등학교 5곳, 중학교 3곳, 고등학교 3곳이 있어 학생 유동 인구도 많다. 또 하교 뒤 학원을 오가는 학생들이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곳이라고 한다.

주민 조모(26)씨는 “범행이 일어난 곳은 ‘서현 만광(만남의 광장)’으로 줄여서 부를 만큼, 흔히 약속 장소로 잡는 익숙한 곳”이라며 “칼에 찔린 사건 피해자를 지혈해 준 것도 인근 고등학생일 정도로, 학생 유동 인구도 많은 곳”이라고 했다. 경기 용인시에 거주하는 성모(45)씨는 “초등학생 자녀가 시험이 끝나면 매번 놀러 가는 곳”이라며 “인근에 먹거리나 볼거리도 많고 어린 학생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고 했다.

범행이 일어난 곳은 분당구청이 500m 떨어져 있는 시내 중심지이기도 하다. 주민 구모(28)씨는 “서현동뿐 아니라 수내, 정자, 이매 등 다른 동네에서도 친구들 모임은 ‘서현 만광에서 하자’고 하는 게 일반적일 만큼 중심지”라며 “하루에 두 번 이상 가는 곳에서 칼부림이 벌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피의자가 범행을 시작한 백화점 정문 역시 인파가 붐비는 곳이었다. 주민 이모(56)씨는 “인근은 자주 타고 다니는 마을버스가 5분마다 한 대씩 올 정도로 번잡한 곳”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