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사육 중이던 시베리아 호랑이 ‘수호’. 이 호랑이는 지난 6일 폐사했다. /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에 있는 시베리아 호랑이 ‘수호’가 지난 6일 돌연 폐사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이다. 호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정도인데, 2013년 6월 6일 서울동물원에서 엄마 ‘펜자’와 아빠 ‘로스토프’ 사이에서 태어난 수호는 올해 10살이다. 서울대공원은 수호의 정확한 사인(死因)을 아직 못 찾았다고 한다.

호랑이 수호는 폐사 당일인 6일 오전 8시 40분쯤 맹수사 방사장에 나와 평소처럼 인공 암벽 밑 그늘에 있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사망한 날 수호가 내실에 들어오라는 호출에 응하지 않고, 평소 좋아하는 자리인 암벽 밑에 누운 채로 움직임이 없어 응급 진료를 했으나 결국 폐사했다”며 “지난달 26일 맹수사를 재개장한 이후 수호의 건강에 별다른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밝혔다.

수호가 폐사하자 서울대공원은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 감염 여부부터 확인했다고 한다. 지난 5월 호랑이 ‘파랑’이 이 병에 걸려 폐사했고, 같은 우리에서 생활했던 ‘해랑’ ‘사랑’, 어미 ‘펜자’도 감염됐다 회복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폐사한 수호를 검사했더니 음성으로 나왔다”며 “수호는 지난 5월 집단 감염 때도 음성이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호랑이가 열사병으로 숨진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냉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시베리아 호랑이가 폭염을 못 견딘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공원은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호랑이들은 스스로 체온 조절을 하는 개체이고 방사장 안에는 연못과 음수대, 인공 암벽 밑 그늘이 있다. 수호가 누워 있던 곳도 그늘이 진 곳이었다”고 했다.

또 폐사 당일 서울대공원에 있는 호랑이 12마리 가운데 수호를 포함해 8마리가 방사장에 나왔는데 다른 호랑이들은 괜찮았다는 것이다. 서울대공원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외부 기관에 병리학적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