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24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스1

일본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은 ‘처리수’로 표현) 해양 방류를 개시한 가운데, 어민들은 국민을 향해 “우리를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는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우리 바다와 수산물을 오염시키는 장본인은 오염수 방류 사안을 정치에 활용하는 정치인, 언론, 가짜 전문가들”이라며 “국제기구와 저명한 과학자들이 밝혔듯 우리 바다,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고 했다.

연합회는 “원전 오염수 괴담으로 수산업계가 이대로 무너질지, 이를 기회로 활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산물 안전 국가로 거듭날 지는 순간의 선택에 달려있다”며 “우리는 국민 여러분이 좋아하는 안전한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어민들은 피와 땀으로 생산한 수산물이 국민의 식탁에 항상 함께하기를 소원하며 오늘도 바다로 나간다”며 “수산업계의 미래가 원전 오염수 괴담으로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연합회는 또한 정부를 향해 “우리 바다, 우리 수산물 안전을 철저히 모니터링 해서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며 “어업과 수산업 생산액 감소가 현실화한다면 조속히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요청한다”고 했다.

제주도 해녀협회 김계숙 회장은 “당장 해산물 소비가 안 되는 게 제일 걱정”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들을 향해 “오염수가 방류된다 해도 그 물이 돌고 돌아서 한국까지 오려면 3~10년은 걸린다”며 “그 전에는 해산물이 안전하니까, 앞으로 3년 동안은 마음 놓고 드셔도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어민들을 살려준다고 생각하고 많이 먹어 달라”고 했다.

전남 여수에서 꼬막 양식업을 하는 김영철 전국어민회총연맹 집행위원장 또한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죽을 맛이다. 어민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싶다”며 당장 지갑을 닫지 말고 수산물 소비를 끊지 말아달라고 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1시쯤부터 오염수를 방출하기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앞바다에 방출했다. 방류 안전성을 점검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부터 현장에서 배출되는 오염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감시‧평가하고 감시 자료를 실시간 공개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를 견고하게 유지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오염수 방류로 국내 수산물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데 대해선 “추가 예비비를 충분히 반영해 지원하겠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지원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고 가격 안정화를 위한 수산물 비축‧수매도 역대 최대 규모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