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공항철도 플랫폼에서 전장연이 '장애인 비행기 이동권 보장'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이어갔다./전장연

‘이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여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12일 ‘비행기 이동권 보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서울역 공항철도 플랫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에서는 1990년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서 항공기에서의 이동권을 의무적으로 보장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도 제대로 된 장애인 항공 이동을 위한 공항의 매뉴얼이 부재하다. 비장애인은 40분 전에 와도 탑승 수속에 문제가 없지만 장애인은 2시간 전에나 와야 한다”고 했다.

전장연은 장애인이 비행기 탑승 시 여러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사들이 일부 전동 휠체어의 기내 반입을 불허하고, 전동 휠체어 전용 좌석을 만들지 않거나 와상형(누울 수 있는 형태) 좌석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사 자체적으로 요금 할인과 전용 화장실, 좌석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다만 배터리 분리가 불가한 전동 휠체어의 경우 ‘항공보안법’에 따라 국토교통부고시로 정한 ‘항공기 내 반입 금지 위해 물품’에 해당해 화물칸에 탑재한다”고 했다. 전동 휠체어는 위험물 처리 규정에 따라 객실이 아닌 화물칸에 싣는다. 전동 휠체어에 탑재된 리튬 배터리는 폭발 가능성이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위탁·수하할 수 없지만, 장애인을 배려해 예외로 뒀다고 한다.

이날 전장연은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까지 갔다. 이들은 각 항공사와 면담을 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실제 면담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