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마약류를 광고하고 국내로 대량의 마약류를 불법 유통한 사이버 마약사범 10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가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사이버 마약범죄 전담 태스크포스팀을 설치해 집중 단속한 결과 사이버 마약사범 100명을 검거하고 이중 24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이번 집중 단속에서 국정원·인천세관 등과 공조해 총 100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텔레그램 등 SNS를 활용한 마약 사범 31명, 가상자산 환전소를 통한 마약 유통 사범 45명, 강남클럽 등을 통한 유통 사범 23명, 마약류 재배 사범 1명 등이다.
피의자들은 대부분 20~30대로 내국인 69명, 중앙 및 동남아시아 국적 외국인이 31명이었다.
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지난 2022년 9월부터 국내에 거점을 마련하고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홍보하며 싱가포르 등에 대량의 마약류를 유통해 온 싱가포르 국적의 마약 판매조직 일당 4명을 검거했. 이들은 서울 강남이나 이태원 등에 작업실을 두고 합숙 생활을 하며 텔레그램 등에 마약을 홍보했다. 980여회에 걸쳐 마약류를 판매해 2억5000만원 가량의 수익을 얻었고, 싱가포르 현지 조직원과 공모해 점조직 형태로 사탕, 젤리 등으로 개량된 각종 마약류를 판매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한국계 공범을 영입하며 국내 판로 개척을 시도하던 중 경찰에 검거됐다”며 “최근 동남아 마약 조직들이 국내 조직과 연계조짐을 보여왔는데 경찰이 조기 검거한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 신종 마약을 유통한 중앙아시아 국적의 판매상들도 검거됐다. 이들 4명은 지난해 8월부터 캄보디아 등에 텔레그램 채널을 개설하고 러시아어로 신종 마약류인 메페드론, 해시시 등을 광고해 국내에 체류중인 러시아, 우즈베키스탄인들을 상대로 마약 판매해왔다.
중국 국적의 마약 판매 조직 19명도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중국과 태국을 거점으로 두고, 건조 오징어 내에 필로폰 등 마약류를 밀반입한 뒤 국내에 유통 및 판매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일당 중 18명을 검거해 13명을 구속시켰고 총책 1명에 대해서는 적색수배를 내렸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일당들로부터 필로폰, 엑스터시, 해시시오일, 케타민 등 7종의 마약류 4.5kg(16만명 투약분)과 범죄수익금 4000여만원을 압수했다. 특히 해시시 마약류는 최근 3년간 단일 사건으로 최대 압수량(2kg) 기록했다. 해시시는 대마초 수지를 건조한 후 압축한 덩어리로, 대마초보다 10배 강한 신종 마약으로 분류된다.
경찰은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어느 특정 국가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나라에서 거점을 마련하고 조직적, 점조직으로 활동하며 마약 유통하는 초국가적 행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변화하는 비대면 마약 유통 방식에 대처하기 위해 인터넷 및 SNS상의 마약류 유통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국정원·인천공항만 세관 등 국내외 유관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사이버 상의 마약 범죄 척결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